조현아에 등돌린 한진가..."조원태 지지...외부연대 안타깝다"
2020-02-04 14:46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한진그룹 대주주 일가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등을 돌리면서 조 전 부사장의 반란은 미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지분율이 1.5%포인트 차로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사모펀드 등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 조 전 부사장의 반격이 명분을 잃고 있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4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또한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문 경영인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며,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승인 여부가 달린 3월 주총에서 재연임을 막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원태-조현아 지분율 차 1.5%포인트...여론 안 좋은 조현아 불리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편에 서면서, 양측의 지분율 차는 1.5%포인트로 팽팽히 맞서게 됐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한진칼 지분 3.61%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개인 등이 캐스트보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사늘하다는 점은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6.25%와 조 전무(6.47%), 이 고문(5.31%)의 지분을 합치면 총 22.45%다. 여기에 한진그룹의 ‘백기사’인 델타항공(1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의 지분은 총 33.45%가 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 6.49%,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합치면 총 32.06%를 보유하게 된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9%를 제외하면 이들 3자의 총 지분율은 31.98%가 된다.
특히 내부 임직원들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앞서 성명서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반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