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 출마하기 위해 사무실까지 얻어둔 상태로, 흑석동 주택 매각 차액 3억 7000만원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한 상태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군산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다.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봤다. 때론 몸부림도 쳐봤다"며 "이제는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는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군산 시민 여러분들, 대단히 죄송하다"며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김 전 대변인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수 차례 발표를 미루며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를 종용한 것은 부동산 문제가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진성준 검증위 간사는 브리핑에서 "김 전 대변인의 경우, 투기 의혹이나 특혜 대출 의혹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본인이 (부동산 취득으로) 사적 이익을 취한 게 일체없다. 전액, 혹은 그 이상으로 기부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과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출마 의사를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당 지도부는 김 전 대변인과 동시에 정 전 의원에게도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변인이 불출마 선언을 페이스북에 올리던 시각,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서구 지인들께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라며,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앞서 정 전 의원은 같은당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밝힌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김의겸 전 대변인과 달리 검증위원회에 검증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 경우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는 불이익이 있다. 공천관리위원회 산하 검증소위의 검증을 받은 뒤 공천심사를 받게 되는데,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검증위 보다 검증소위의 검증 강도가 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진 간사는 "검증소위는 똑같은, 아니면 그 이상의 잣대를 갖고 보지 않을까"라며 "(검증소위에선) 정무적 판단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어쩌면 검증위가 갖고 있는 잣대보다 엄격한 잣대로 심사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당 내부에선 정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빨리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왜 이렇게 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공천을 받게 될 경우, '미투' 의혹에 휩싸인 전력으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 금 의원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국면에서 당론과 어긋나는 소신을 피력해 온 점을 본다면 당내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엔 "당이 이 문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명예로운 사퇴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하는 당의 기류를 잘 알고 결정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해선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