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열흘 만에 뚝딱" 中 우한 임시병원 '이모저모'

2020-02-03 16:57
중국군 의료진 1400명 투입...사스 사태 경험자로
충분한 교통·인프라 시설 갖춰...5G도 설치

"단 10일 만에 지었다. 중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에 중국의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지어진 '훠선산(火神山)병원'과 관련한 중국 현지 언론의 평가다. 훠선산병원은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건설한 응급병원이다. 3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가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이 봉쇄된 지난달 23일 착공에 들어간 훠선산병원은 단 열흘 만에 1000개 병상 규모로 완공됐다. 도심 지역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충분한 교통과 인프라 시설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훠선산병원의 야경 [사진=인민망]

◆1400명 의료진 투입 등 신종 코로나 총력 대응체제

3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우한시는 전날 인민해방군 병참보장부대에 병원 운영에 대한 권한을 인계했다. 이로써 중국군이 훠선산 병원의 모든 운영을 전담하게 됐다. 

매체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아 1400명의 군 의료진이 3일부터 훠선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임무를 전담한다"고 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베이징에 설립된 샤오탕산(小湯山) 병원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날 선양, 란저우, 광저우, 난징 등 중국 도시에서 출발한 8대의 대형 군 수송기가 795명의 군 의료진과 58t의 의료품을 싣고 우한에 도착했다. 이번 운송 작전은 원촨 대지진과 위수 지진 이후 공군이 수행한 가장 큰 규모의 비군사적 수송작전이라고 홍콩 명보는 설명했다. 

훠선산병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면서 "신종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신종 코로나 전문 병원인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은 오는 6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레이선산병원도 훠선산병원과 마찬가지로 중국군이 전담한다. 레이선산병원의 병상수는 1500개다. 레이선산병원과 훠선산병원을 합쳐서 모두 2500명의 환자를 수용함으로써 그동안 부족했던 침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훠선산병원 내부 사진. [사진=인민망]

◆병원에 5G망 깔려...IT기업도 ‘전염병과의 전쟁’에 적극 동참

중국이 단시간에 임시 병원을 세웠지만 시설은 다른 병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게 중국군의 설명이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훠선산병원 내부에는 중환자실, 외래 진료실, 의료지원부, 음압 병실, 중앙공급창고, 의료 폐기물 임시 보관소 등의 시설을 갖췄다. 2인 1실이며 병실마다 독립된 화장실과 TV, 공조장치 등이 설치됐다. 

5세대 이동통신(5G)망이 설치돼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화웨이는 3일 만에 네트워크 기획부터 시찰, 시공, 설치, 개통을 진행했고 150명의 인력을 훠선산병원으로 파견해 5G망 설치와 운영을 지원했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타워 등 통신 기업 및 설비 기업이 총출동해 5G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3G, 4G 등 모든 통신망 구축을 마쳤다.

이밖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도 원격 영상통화 시스템에 쓰일 1750대의 태블릿PC를 기증했고, 중국 PC기업 레노버도 훠선산병원 운영을 위한 모든 IT 설비를 지원했다. 

◆中 사망자도 사스 뛰어넘었다...사망 361명

신종 코로나는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날 0시(현지시간) 기준 전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829명, 사망자는 57명 늘어난 것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지난해 12월 초 처음 발생한 후 약 한 달여 만에 사스 사망자 수를 초월했다.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2002년 11월부터 9개월간 중국에서 보고된 사스 감염자는 5327명, 사망자는 349명이다. 세계 감염자수는 8000여명이고 사망자는 774명이다.

현재 후베이성은 신종 코로나 전염병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발병지인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은 하루 만에 확진자가 2103명, 사망자는 56명 증가했다. 이로써 후베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1만1177명, 사망자는 350명이다.

이처럼 전날 사망자는 대다수 후베이성에서 나와 이 지역의 신종 코로나 전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사스 대응에 참여해 중국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현재 중국 전역의 전염병 상황이 아직 상승기에 있다"며 "국지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앞으로 2주간 절정기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