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오·샤오미·샤프 합류, 하이센스 이탈? OLED TV 시장 재편 조짐

2020-01-28 05:32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영이 연초부터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3개 TV 제조사가 OLED 진영 합류를 선언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공급량 부족으로 OLED TV 진영에 속해있던 기존 제조사의 이탈 가능성 또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형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역시 재편 구도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샤프는 올해 상반기 안에 OLED 패널을 적용한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샤프는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TV에 주력해 왔지만 일본 현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고전에 따라 OLED 제품 출시를 결정했다. 샤프는 최소 30만엔(약 320만원) 수준의 가격대 제품을 상반기 안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의 비지오와 중국의 샤오미도 각각 올해 OLED TV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들 업체가 실제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OLED TV 진영에 속한 제조사는 총 18개로 늘어난다.

OLED TV 진영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시장 확대 속도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망이 갈린다. OLED가 LCD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생산 단가가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TV용 OLED 패널 전량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 시점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광저우 공장은 당초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1분기로 가동 시점을 연기한 상황이다.

최근 중국 하이센스가 OLED 진영 이탈을 결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이센스는 스카이워스, TCL과 함께 중국 3대 TV 제조사로 꼽힌다. OLED TV 대신 LCD 패널 2장을 겹쳐 화질을 개선한 '듀얼셀' 제품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하이센스 측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역시 올해 OLED TV 판매대수 전망치를 기존 500만대에서 450만대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2021년 판매대수 역시 700만대에서 670만대로 낮췄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말부터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데 이어 1분기 안에 양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OLED TV 대세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7만장과 광저우 9만장 등 월 16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다만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본격 가동이 다소 늦춰질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올해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생산량이 곧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라며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수율이 얼마나 올라가느냐에 따라 OLED TV 시장의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이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서 국내 취재진이 LG OLED 8K 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