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靑 기강잡기 나선 노영민

2020-01-23 08:33
직원들에 이메일…정약용 ‘여유당’ 인용해 ‘신중한 처신’ 당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청와대 직원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노 실장은 22일 ‘청와대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명절 인사를 건네면서 “다시 한 번 자세를 가다듬고 의지를 단단히 세워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실장이 ‘신중한 처신’을 강조한 것은 청와대가 집권 4년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도출’을 국정 목표로 내건 가운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는 한편,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기강을 다잡고자 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실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은 ‘공직자는 겨울 살얼음 낀 내를 건너듯 사방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여유당(與猶堂)이라는 당호(堂號)가 그런 뜻”이라고 전했다.

여유당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 말로, ‘신중하기(與)는 겨울에 내를 건너는 듯하고, 삼가기(猶)는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한다’는 뜻이다.

노 실장은 “올 한 해 우리는 국민이 체감하는 확실한 변화를 통해 상생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우리 모두 다산의 경계를 마음속 깊이 새기는 한해를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의원(전 열린우리당 의장) 8주기 추도미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다산의 뜻이) 사무실마다 걸려있는 춘풍추상(春風秋霜)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월, 신영복 선생의 글로 ‘春風秋霜’이라고 쓰인 액자를 각 비서관실에 선물하며 ‘남을 대할 때는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바 있다.

노 실장은 “대통령의 비서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노고를 잘 안다”면서 “밤낮없이 헌신하는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