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극장 역할 강화’ 정동극장, 20년 해온 ‘전통 상설공연’ 종료
2020-01-16 15:58
극장 색깔 드러내는 예술단 정식 운영…송승환·김주원, 신작 선보여
25년 된 공연장 재건축 구상…대극장 600석·소극장 300석 규모 계획
25년 된 공연장 재건축 구상…대극장 600석·소극장 300석 규모 계획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이사는 16일 오전 정동극장 내 문화공간 정동마루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8월 20일 제8대 정동극장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대표는 5개월간 세운 계획과 방향 등에 대해 밝혔다.
2020년 개관 25주년을 맞이한 정동극장은 슬로건을 ‘스물다섯, 정동 – 새로운 도약, 무한의 꿈’으로 정했다. 2004년부터 충무아트센터 본부장을 13년 동안 맡은 후 2017년부터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을 역임한 김 대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계획들을 하나씩 전했다.
정동극장은 단일 장르 공연장으로 극장 이미지 고착화가 심화 돼 국내 공연계에서 공연장으로서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내부 평가를 내렸다.
김 대표는 “공연문화예술 진흥과 발전, 전통예술 계승과 발전이 정동극장 설립목적이다”며 “그동안 후자에 치우쳐왔던 극장 운영방식을 양쪽 균형을 맞추는 체제로 변경함으로써 새 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동극장 전통 상설공연은 2000년 4월 첫 시작 이후 작년 12월 28일 폐막한 ‘궁:장녹수전’까지 20년 동안 이어져왔다. 지난 20년 동안 누적 공연회수는 총8825회를 달성했으며, 누적관객은 약 209만명을 기록했다. 세계 67개국·122개 도시에서 해외 투어 공연을 펼치는 등 전통 상설공연으로 다양한 의미와 기록을 만들어 왔다.
비록 전통 상설공연은 끝나지만 전통공연은 여전히 정동극장의 중요한 축이다. 당연히 전통공연도 계속된다.
이를 위해 정동극장은 올해부터 총14인(무용수9인·풍물4인·지도위원1인)으로 구성된 소속 예술단체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그동안 전통 상설공연 출연자로 활동해 온 이들은 전통 상설공연사업 종료로 올해부터 창작성과 예술성을 갖춘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체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예술단원들은 20년간 전통·연희에 대한 독보적인 경험을 축적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정체성을 찾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재밌는 단체로 성장해 나가리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은 올해 LA 문화원 개원 40주년 기념 공연 참가와 가을, 도쿄 문화원 초청 공연,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공연 등을 추진 준비 중이다. 2017년부터 진행해온 젊은 국악인들을 위한 ‘청춘만발’ 사업도 계속된다.
공공극장으로서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간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는 브런치 콘서트 ‘오페라 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5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야외마당 축제, 가을에는 책 문화콘서트도 열린다.
각국 대사들과 협업을 통해 오는 9월이나 10월 ‘정동 영화제’도 열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대사관 4~5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각 대사관이 추천하는 색깔 있는 영화들로 다른 성격을 가진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판소리와 현대 무용이 만나는 ‘적벽’이 오는 2월14일 2020 시즌을 활짝 열며, 뮤지컬과 창극의 조화가 돋보이는 뮤지컬 ‘아랑가’, 뮤지컬 ‘판’, 정동극장 예술단 특별공연 등도 준비됐다. 4월과 5월에는 봄 콘서트 ‘정동 발라드’가 관객들을 만난다.
김 대표가 임기 내 가장 크게 꾸는 꿈이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도 밝혔다. 대극장 600석·소극장 300석 규모를 갖춘 정동극장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25년 된 공연장은 적극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며 “리모델링도 고민했지만 국립극장으로서 역할을 확대시켜야 된다는 측면에서 재건축을 고려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동극장은 재건축 실질적 실행 계획 확립을 위해 ‘재건축 관련 컨설팅’을 의뢰하고, 중장기 발전 계획에 대한 목표 설정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