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중국 원래 환율조작국 아니다"
2020-01-14 15:36
"책임있는 대국…환율을 무역전쟁 대응수단으로 사용안해"
中해관총서 "올바른 선택…긍정적 의미"
中관영매체 "美 환율조작국 지정은 국제금융史 웃음거리"
中해관총서 "올바른 선택…긍정적 의미"
中관영매체 "美 환율조작국 지정은 국제금융史 웃음거리"
미국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하기로 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올바른 선택"이며 “중국은 원래부터 환율조작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14일(현지시각) 저우즈우(鄒誌武) 중국 해관총서 부부장은 이날 수·출입 통계치 발표 관련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미국 재정부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하기로 한 것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올바른 선택이다.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짧게 답변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실 중국은 원래부터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며 "미국 측의 최신 결론은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 공통 인식에 부합한다"고 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평가를 통해 위안화 환율 수준이 대체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냈다며 이는 객관적으로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는 것.
이어 그는 "중국은 그동안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경쟁적으로 통화절하를 하지 않으며 환율을 무역전쟁 등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언급했다"고도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환율 시장화의 심도있는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 시장 수요와 공급을 기초로 통화 바스켓을 참고해 조절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계속해서 완비할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 사이에서도 미국이 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를 붙인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공식웹사이트인 해외망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는 어느 정도에선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매체는 “하지만 환율조작국이라는 '모자'는 원래는 중국의 머리에 씌워서는 안되는 것”임을 주장했다.
매체는 “지난해 8월 미국 재정부는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위한 기술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국제금융 역사의 웃음거리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중국에 무역마찰을 도발한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을 공격했다”며 “하지만 중국은 미·중 무역마찰이 이어진 약 2년 간의 '충격테스트' 속에서도 시련을 참아냄으로써 '쉽고 빠르게' 이길 수 있을 것이란 미국의 환상을 깨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율문제를 정치화시키는 미국의 '낡은 수법'도 중국엔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14일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도 이 같은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특히 매체들은 이틀 뒤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기대감에 중국 위안화 가치는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45% 내린 6.8954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올랐음을 의미한다. 기준환율로는 5개월래 최저치다.
이날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6.86위안 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전날엔 위안·달러 환율 6.9위안 선도 무너졌다. 위안·달러 환율이 6.8위안 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5개월 만이었다. 올 들어서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1% 넘게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성사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고 중국 경제도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소식도 전해지며 위안화 강세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8위안 선도 뚫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오완 중국 초상은행 애널리스트, 하오저우 코메르츠 뱅크 애널리스트, 토미 시 싱가포르 화교은행 애널리스트가 1분기 위안·달러 환율이 6.8위안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신중한 의견도 있다. 싱가포르 소재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의 쿤 고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위안화 절상은 단기적인 현상"이라며 춘제(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가 수출업자들이 달러를 내다팔아 위안화로 환전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중 무역갈등 고조 속 약세를 보이던 위안화는 지난해 8월 5일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리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 속 위안·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7.2위안 선에 육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