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전면전 공포 한풀 꺾이면서 금융시장 다소 진정

2020-01-08 13:56
아시아 증시 낙폭 줄이고 국제유가·안전자산 오름세 일부 반납
닛케이 1.35%↓·WTI 1.3%↑·금 1.2%↑

이라크 주둔 미군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후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공포에 휩싸였던 금융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낙폭을 축소했고 국제유가와 안전자산 상승세도 잦아들었다.

이란은 8일(현지시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사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란이 보복할 경우 강력한 응징을 경고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로 "모든 게 괜찮다"면서 우선 상황을 정리한 뒤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란에서 보잉737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뒤따르면서 시장의 불안이 다시 고조됐으나 현재로선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정면 충돌에 대한 공포가 한풀 꺾이면서 주요 증시는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1시 40분 현재 일본 닛케이지수는 1.35% 하락 중이다. 장중 한때에는 낙폭이 2.5%에 달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선물지수도 이날 오전 낙폭이 300포인트를 넘었으나 현재는 145포인트 하락 중이다. 

스티븐 인스 악시트레이더 수석 아시아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미국이 즉각적인 반격을 자제하면서 증시가 아침 폭락세에서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진정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2월물은 장중 한때 5%에 육박하던 오름폭을 1.3%까지 줄였다. WTI 2월물은 현재 1.3% 오른 63.5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도 상승폭을 일부 반납 중이다. 금 선물 2월물은 현재 1.2% 오른 온스당 1592.10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날 앞서는 2% 넘게 치솟으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엔화 오름세도 완만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비 0.05% 떨어진 108.37엔을 가리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미국 측의 피해 상황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수위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면서, 추가 대응이 담길 것으로 보이는 성명을 "내일 아침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소재 게인캐피털의 매트 심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만약 미국에서 사상자가 나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다"면서 "3차 세계대전까지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2차 이라크 전쟁 가능성은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