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실세' 솔레이마니 美공습에 사망…중동정세 ‘일촉즉발’
2020-01-03 15:38
美국방부 공습 발표…이란 장성 "격렬한 보복 있을 것" 경고
친이란 민병대 지휘관도 사망…외신 "중동의 잠재적 터닝포인트" 지적
친이란 민병대 지휘관도 사망…외신 "중동의 잠재적 터닝포인트" 지적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군부 실세가 사망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최고조로 올라가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와 함께 여러 동료, 이라크의 저항군 하시드 알사비(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도 그 공격에 함께 숨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란의 보복, 미국과의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중동정세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보도 후 자기 트위터 계정에 아무런 설명 없이 미국 성조기 그림을 게시해 사실상 이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이자 헌법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인 모흐센 레자에이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겨냥한 격렬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도 성명을 내 "바그다드 국제공항 도로에 있는 그들의 차량을 미국이 공습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두 달째 이어진 미군시설에 대한 포격, 최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시위대의 습격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날 숨진 것으로 전해진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이자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하고 있는 인물이다.
쿠드스군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원, 지휘를 담당한다.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벌일 때 전장에 직접 나가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함께 숨진 것으로 알려진 알무한디스도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창설자로 시아파 민병대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미군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지난달 27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포격해 미국 민간인 1명을 살해한 무장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들의 죽음은 중동의 잠재적인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으며 이란과 이란이 지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익에 맞선 중동 세력으로부터 엄혹한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표적 공습 보도 전에는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대한 폭격 소식도 전해졌다.
AP는 바그다드 공항 화물 터미널 인근에서 일어난 공습으로 모두 7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들의 시신이 불에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공항 피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명이라고 보도했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가운데는 공항의 의전담당관이 있으며 이 의전담당관은 이웃 국가에서 오는 "고위급" 방문객을 마중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공항 경비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고위급" 인사가 누군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날 미군 공습에 따라 중동정세의 불안이 예상되자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3일 아침(한국시각)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로켓포 공습 직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69.16달러로 전날보다 3달러 넘게 급등(4.4%)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63.84달러로 전날보다 3달러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