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러 신년사서 또 다시 격동의 한해 예고
2020-01-01 22:05
트럼프ㆍ시진핑ㆍ아베ㆍ푸틴 2020년 신년사
미국의 고립주의가 촉발한 국제사회 리더십 부재 속에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갈등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은 신년사를 통해 2020년 역시 격동과 갈등의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사실상 주요 국제 문제들의 향배를 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마지막 날 인터뷰를 통해 2020년 재선 승리를 위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력히 전개해 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9년 미국의 경제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옹호했다. 또 프랑스와 독일을 직접 거론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다시 지적했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는 동시에 동맹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둔 우리 역시 흘려들을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개월에 접어든 홍콩 시위를 언급하는 데 신년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1일로 예정된 홍콩 시위를 의식한 듯 "안정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또 일국양제 '우등생'으로 꼽히는 마카오와 홍콩 상황을 비교하면서 일국양제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홍콩 안정과 일국양제를 올해 주요 과제로 두고 홍콩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1일에도 홍콩에선 시위가 이어지면서 불꽃놀이 대신 거리 곳곳이 화염병과 최루탄 연기로 자욱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신년사에서 "러시아의 현재와 미래는 개개인의 노력과 공헌에 달렸다"면서 러시아인의 단결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리더십이 약해진 틈을 타 중국과 밀착하고 유럽 및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