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남방] 증권사들 베트남 시장에서 승승장구

2020-01-08 07:00
한화투자증권 이어 7번 타자 키움증권 등장 가시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신남방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벗어나 유망한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중심의 교역을 뛰어 넘어 경제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2020년에도 신남방은 우리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금융권 사업 전략의 키워드다. 이른바 '금융 신남방'은 얼마나, 어떻게 전개됐고 평가되는지 살펴본다.


[데일리동방] 국내 증권사들은 베트남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도 증권사들에 힘을 실어준다. 증권사 조직 개편도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중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곳은 6곳이다. 이들은 현지 증권사보다 앞선 투자 노하우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미래에셋대우를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07년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해 증권·보험·운용·캐피탈사를 포함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미래에셋베트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97억원 대비 무려 44.3% 성장한 규모다. 또 지난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1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베트남 내 70여개 증권사 중 2위다.

3분기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3400억원 이상으로, 베트남 증권사 중 1위다. 또 지난해 베트남 내 한국계 증권사 중 최대 규모(900억 동) 사채 자금 조달 주관을 했다. 앞으로 자금 조달, 베트남 공기업 민영화 기업공개(IPO) 주관 영업 등도 적극 개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은 제조업 뿐만 아니라 금융과 4차 산업 개발에도 적극적"이라며 "이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18년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기준 베트남 내 10위권 증권사로 부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 KIS베트남(KIS Vietnam)은 380억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대비 약 2배 확대됐다.

이를 통해 KIS베트남은 주식중개영업(브로커리지) 확장, IPO, 기업 인수·합병(M&A) 등 투자은행(IB)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KIS베트남의 경우 호찌민 본사를 비롯한 2개 지점, 4개 영업소에 약 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해외법인 직원 대부분을 현지 전문인력으로 채용했으며, 한국의 선진화된 IT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단빡(Danpac)증권을 인수하고, 지난 2018년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20억원 규모의 KIS인도네시아를 출범시켰다.

현지 106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11위의 대형사로 출발한 KIS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성공 경험을 토대로 조기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다. 또 5년 내 상위 5위권 증권사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증권사 중 베트남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NH투자증권도 흑자전환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3억2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을 벗어났다.

NH투자증권은 베트남 CBV증권 지분(49%)을 인수한 뒤 2018년 2월 지분율을 100%까지 늘려 현지 법인 NHSV를 출범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베트남 시장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베트남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곧 키움증권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현지 HFT증권을 인수하고, 지난 4일에는 ‘파인트리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2025년 동남아시아 넘버원 디지털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은 현지 법인을 인수해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인사발표를 통해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 등 해외거점의 임원들을 승진 발령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