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자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린 주식 직구족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올해 들어 80%가량 증가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잔액은 83억3404만 달러(약 9조6841억원)로, 지난해 연말 기준 보관 잔액과 비교하면 무려 78.73% 급증했다.

미국 주식 보관 잔액 급증에 힘입어 이달 23일 기준 전체 외화 주식 보관 잔액은 144억6709만 달러(약 16조8107억원)로 47.11% 늘어났다.

전체 외화 주식 보관 잔액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7.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19억439만 달러), 중국(18억7123만 달러), 홍콩(12억9328만 달러) 등 순이었다.

외화 주식 가운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미국이었다. 올해 들어 이달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약 160억2722만 달러 사들였다. 매도금액은 137억36만 달러로 미국 주식 총 결제금액은 297억2758만 달러(약 34조543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6.23%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주식 결제금액(18억3919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3% 늘었고, 일본 주식 결제금액(17억682만 달러)은 소폭(0.99%) 증가했다.

다만 홍콩 주식 결제금액(45억6420만 달러)은 12.38% 감소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며 촉발된 홍콩 시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적으로 이달 23일까지 외화 주식 결제액은 395억6012만 달러로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24.30% 증가했다.

종목별 결제금액 순위를 보면 미국 기업 아마존(15억9881만 달러)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콩 증시의 상장지수펀드(ETF)인 'China CSI 300 Index ETF'가 2위에 올랐다.

결제금액 상위 50개 종목 중에선 44개가 미국 종목이었다. 10위권 안에는 마이크로소프트(3위), 알파벳(5위), 엔비디아(7위), 애플(9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50위권 안에 홍콩은 3곳, 일본 2개, 중국 1개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을 바탕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미국증시는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 지속과 무역 합의에 따른 기업들의 체력 개선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IT 업종 외에 은행, 운송, 헬스케어 장비 업종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미국 대선이 열리기 때문에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