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 가운데 약 30%가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와 더불어 장년층까지 눈높이를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면서 이 비율은 더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오삼일 과장과 강달현 조사역은 22일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대졸 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대졸 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로 정의한 하향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면서 최근엔 30%를 상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향취업이란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뜻한다. 요구되는 학력에 걸맞는 일자리를 구하면 적정취업이라고 칭했다.

연구진은 대졸취업자가 직업분류상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로 취업하면 적정취업으로 분류하고, 그 외 나머지 직업을 가지면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대졸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매장 판매직, 서비스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연구진이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22~23%였던 하향취업률은 올해 9월엔 30.5%로 상승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향취업률이 크게 상승한 이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는 모습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고학력 일자리 수요가 대졸자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8년 중 대졸자는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보고서에 따르면 하향취업류은 청년층 외에 장년층에서도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장년층이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대학 전공별 하항취업률은 의약·사범계열이 10% 이내로 낮았고, 인문·사회, 예체능, 이공계열은 30% 내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하향취업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동 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 또 노동시장 제도를 개선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