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 '다큐멘터리'

2019-12-21 11:55
광고주 입김서 자유로운 다양한 주제·완성도 높은 영상으로 시청층 확대

과거 지상파가 주도했던 다큐멘터리 장르가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주도로 넘어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아메리칸 팩토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아마존 프라임의 '업스탠더즈' 등 특정 주제를 심도 있게 파고드는 다큐멘터리로 시청층에 확대되는 추세다. 

스트리밍 다큐멘터리는 4050 직장인들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창작의 자유와 대규모 투자를 보장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질적 향상과 주제의 다양성까지도 확보했다. 특히 역사, 자연, 과학, 정치, 건축, 음식, 음악, 범죄수사 등 전방위 분야를 다루면서 기존 다큐멘터리물들의 한계도 뛰어넘고 있다.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다큐멘터리 붐'의 성공 요인은 대규모 투자, 창작의 자유 보장, 빠른 호흡과 지루하지 않은 영상 편집, 기존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유통 형태 등이 꼽힌다.

특히 스트리밍 다큐멘터리는 기존 플랫폼 대비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다큐멘터리가 민감하거나 대담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길 위의 셰프들'의 데이비드 겔브(David Gelb) 감독은 "새로운 다큐를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넷플릭스가 사실상 유일했다"고 말한 바 있다.

4050세대 뿐만 아니라 최근 인터넷에 넘쳐나는 가짜뉴스나 과잉정보에 피로감을 느끼는 20~30대도 예전보다 더 자주 프리미엄 다큐물을 찾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들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다큐멘터리 제작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임종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5월 개최된 국내 최대 영상콘텐츠 거래시장인 'BCM2019'의 다큐멘터리 세션 세미나에서 넷플릭스는 다큐 장르에서 새로운 소재와 포맷에 계속 도전하고 제작 과정에서 소홀하기 쉬운 품질 관리와 혁신성을 꾸준히 추구해왔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들이 성공하면서 최근에는 방송사들도 제작사들에게 '넷플릭스 다큐처럼 보이게 만들 것(look Netflixy)'을 요구하거나 영화 같은 제목, 여러 편의 시리즈물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도 독립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의 파괴와 같은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평생 다큐멘터리라고는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형태의 다큐를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 포스터.[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