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경제정책] 100조 투자·노동혁신 미흡 사과…내년 경제정책 방점이 달라졌다(종합)

2019-12-19 15:56
포용·미래→경제 체질·혁신...文 "40대·제조업 고용 부진서 벗어나야”
경제 절박한 정부, SOC 투자 대폭 늘리고 기업에 사실상 투자 요청
소비 진작 위해 과감히 세금 감면…내년 경제성장률 2.4% 목표 제시

정부가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성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엄중한 경제 상황 돌파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기관 투자 60조원 등 총 100조원을 쏟아붓는다. 올해 제시했던 금액은 30조원이었다. 10조원 안팎인 민간기업 투자도 15조원 정도 더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2.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더 관심을 끄는 건 4대 정책 방향 중 포용기반 강화와 미래 선제대응을 제치고 앞자리를 차지한 혁신동력 강화와 경제 체질 개선 방안이다. 이 부문에서 정부는 그동안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경제계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민간·민자·공공 등 3대 분야에 10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담긴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며 “무엇보다 일자리의 질이 더 좋아져야 하고, 40대와 제조업이 고용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주요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정책에서도 노동 분야 혁신이 미흡했다"며 사과했다. 홍 부총리의 이날 사과는 직무급제, 구조조정 용이성 등 노동시장 유연성과 관련한 개혁 과제들이 노동계의 반발로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한 것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지난 6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신산업 창출 등 산업혁신 강화, 임금·근로시간·근무 형태 등 노동시장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정부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4일 "생산직 노조에 있는 사람은 나이가 더 든다고 생산력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며 "평균 임금 1억원을 받으면서 못 살겠다고 임금투쟁을 한다, 이러면 대한민국 제조업은 버티지 못한다"고 노동계를 상대로 직격탄을 날렸다.

이로 인해 경기 반등이 절박한 정부가 현실을 인식하고 궤도 수정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투자를 막고 있는 제도를 개선해 울산 석유화학공장, 인천 복합쇼핑몰, 여수 석유화학공장 등 10조원 규모 민간사업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내년 중 15조원을 목표로 추가 민간 투자 사업을 찾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사업뿐 아니라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C,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오산~용인 고속도로 등 내후년 이후 계획한 사업의 속도 역시 끌어올린다. 10조원 규모의 새로운 민자 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설비투자와 산업구조 고도화 등에 10조원 이상의 정책 금융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생산성 향상 시설 확대·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투자 세액공제 일몰 연장 △가속 상각 특례 확대 추가 연장 등 '민간 투자 촉진 세제 3종 세트'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비 심리 회복과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활성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입국장 면세점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소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류 연계, 의료 관광 활성화, 신남방 국가 비자 편의 확대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강화하고, 우리 국민이 국내 여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숙박비에 대한 소득공제도 추진한다.

정부는 최근 고용 한파를 겪고 있는 40대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내년 1분기 중에 내놓기로 했다. 40대가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것을 돕고 창업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해 주거·사회복지·산업 측면을 총망라한 1인 가구 대책도 내년 상반기 안에 수립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