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밀어낸 최우식, 오스카 무대 설까?

2019-12-18 09:02

배우 최우식이 미국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쳤다?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기생충' 엔딩곡 '소주 한 잔'이 오스카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지목된 것이다.

17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이 발표한 제92회 아카데미상 예비 후보(쇼트 리스트)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상과 주제가상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주제가상 예비 후보로 이름 올린 배우 최우식[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앞서 외국어 영화상 노미네이트는 일찍이 많은 이가 예상했던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전미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뉴욕필름비평가온라인어워즈(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LA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 미국 내 지역 비평가 협회에서 상을 싹쓸이하고 영화인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제가상 노미네이트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고 그래서 더욱 뜨거운 반응이었다.

주제가상 부문에 이름을 오린 '소주 한 잔'은 정재일이 작곡하고 봉준호 감독이 작사, 주연배우 최우식이 가창한 노래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 관객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지난 5월 최우식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성격은 아니다. 그런데 후시 녹음 끝나고 봉준호 감독님께서 '노래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재일 감독님이 곡을 주고 봉준호 감독님이 가사를 써주시는 등 점점 일이 커지더라. 시나리오 받은 것처럼 벌벌 떨었다. 그런데 노래를 들어보니 정말 좋더라. 작은 메시지처럼 느껴졌다"라고 '소주 한 잔'을 부르게 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사실 '소주 한 잔'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건 영화 중간 등장하는 '제시카 송'이었다. 가수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땅' 멜로디에 봉준호 감독과 스크립터가 가사를 붙인 노래로 북미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다양한 유행을 만들어냈다. 해외 소셜미디어 EDM으로 편곡한 리믹스 버전과 창작 안무까지 등장했고 노래 가사인 "Jessica, Only child, Illinois, Chicago"가 쓰인 티셔츠·머그컵 등이 판매되기도 했다. 하지만 6초 분량의 짧은 곡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아 주제가상 부문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기생충', 기우 역의 배우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주 한 잔'과 함께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곡은 '알라딘'의 'Speechless', '겨울왕국2'의 'Into The Unknown', '라이온킹'의 'Never Too Late'와 'Spirit', '로켓맨'의 '(I'm Gonna) Love Me Again', '토이스토리4'의 'I Can't Let You Throw Yourself Away' 등을 비롯한 14개 작품이다.

특히 최고의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불러 이번 오스카 주제가상 강력 후보로 불린 영화 '캣츠' 의 'Beautiful Ghosts'는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충격을 안겼다. '캣츠'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기생충' 최우식이 무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쇼트 리스트 발표 후 최우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후보 명단을 게재하며 "'기생충'에서 제가 부른 '소주 한 잔'이 여기에"라고 감격하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 출연진인 박서준, 박소담도 감격 어린 댓글을 달며 그를 축하했다.

본상 수상에서 다툴 최종 후보작 5편은 쇼트 리스트에 오른 10개 작품 중에서 선정되며 오는 1월 13일 쇼트 리스트 선정 절차가 없는 다른 부문 후보들과 함께 함께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