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 출범 1개월 만에 8000억 투자받은 잠재력은

2019-12-16 00:10
증권가 "중국 알리바바 '알리페이' 핀테크 사업 모델 따를 듯"

네이버파이낸셜이 출범 한 달 만에 미래에셋으로부터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사상 최대 금액인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자,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월 3000만명이 이용하는 포털 네이버를 바탕으로 쇼핑과 결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기타 금융사업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미 검증된 중국 알리바바의 사업 모델을 따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의 사내 독립기업(CIC)이었던 네이버페이 부문이 지난 11월 분사한 기업이다.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결제 영토를 확장하고 향후 예·적금 통장과 신용카드,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안된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은 이번 투자 규모에 대해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이 투자받은 액수 중 역대 최대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이 본 네이버파이낸셜의 가능성은 무엇일까. 증권업계에선 네이버파이낸셜이 중국 알리바바가 성공한 방식을 따를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알리바바는 2004년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바탕으로 2014년 10월 ‘앤트파이낸셜’이라는 핀테크 기업을 세웠다. 알리페이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결제 플랫폼으로,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 등에서 활용된다.

앤트파이낸셜은 설립 초기에 알리페이 이용자들이 결제하고 남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었고, 잔돈을 활용한 투자라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이후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과 신용등급평가, 보험 등의 영역으로 금융사업을 확장했다. 앤트파이낸셜은 현재 기업 가치 약 170조원의 거대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네이버는 포털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붙이는 것을 시작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금융사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기적으로 네이버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처를 확대하고, 내년에 네이버 통장, 신용카드, 예·적금 추천 서비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검색-쇼핑-결제-포인트 적립-타 금융사업 확장 모델은 중국 알리바바 앤트파이낸셜의 알리페이-알리파이낸스-위어바오-지마신용평가-마이뱅크의 테크핀 사업을 롤 모델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13일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한 미래에셋 계열사 4곳으로부터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신주 43만주(보통주 21만여주, 우선주 21만여주)를 액면가(5000원)의 37배인 186만5000원에 발행한다. 이 중 36만주는 미래에셋대우가 나머지는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생명, 미래애셋펀드서비스가 가져간다. 미래에셋대우는 총 6793억원 규모를 투입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25.5%를 확보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마련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양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긍정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테크핀 시장에서 금융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로 유도하고, 손쉬운 금융 서비스로 인지도와 경험을 확대함은 물론 구매·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등 네이버만 제공할 수 있는 쉽고 다양한 금융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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