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배달의민족, 5조원 받고 獨요기요에 팔렸다
2019-12-13 19:17
합작법인 세워 亞시장 공동진출…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지휘
'스타트업 신화'를 이룬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이 한국에서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계 글로벌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DH는 우아한형제들과 13일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로, 이번에 인수하는 투자자 지분 87%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로써 DH는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전량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된다. 또한 김 대표는 DH 경영진 중 개인으로서 최대 주주이자,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인수합병이 국내 인터넷기업의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의미 부여했다. 또한 이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봉진 대표가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맡는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은 향후 아시아 시장에 신규 진출할 때 기존의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우아한형제들의 국내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게 되며, 내년 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양사는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국내에서는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 등 각사의 서비스를 현재처럼 독자 운영하기로 했다.
양사는 또한 5000만 달러(약 600억원)의 혁신기금을 조성해 푸드테크 분야의 한국 기술벤처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음식점이 해외 진출시 시장조사 및 현지 컨설팅을 도울 방침이다.
DH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배달앱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성공을 이룬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전역에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업계의 품질 경쟁을 이뤄 소비자와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