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보도에 '신중한 입장'...공식 발표 無

2019-12-13 11:19
中 관영 영자지 "최종 협상 전까진 알 수 없다" 경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반면 중국은 이에 대해서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체결을 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을 매우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며 "심지어 그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게 미국 입장에서 더 좋다는 말까지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모두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환영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의 진정한 진전은 양국이 최종 협상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신문은 "미국은 그동안 무역협상과 관련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왔고, 항상 '변수'가 있었다"면서 "무역전쟁을 끝내고 미·중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추가 관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1560억 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될 예정이던 15%의 관세는 유예된다.

미·중 양국이 약 21개월에 걸친 무역전쟁을 일단락짓고 사실상 휴전에 들어간 셈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다만 미국과 중국에서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을 거부했고, 중국 측도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역시 "미·중 양국이 합의를 위한 조건엔 동의했지만, 법률적인 문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그동안 홍콩 사태와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으로 대미 비난을 쏟아냈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13일 미국 관련 비판 보도를 싣지 않은 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