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웹스터, 올해의 단어는 'They'(그들)…제3의 性정체성
2019-12-11 08:24
3인칭 복수 '데이', 성별 알 수 없는 1인칭으로 활용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복수 인칭 대명사인 'they'(데이·그들)를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10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이 단어의 온라인 검색 건수가 지난해보다 313% 폭증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사전 측은 "올해의 단어가 데이터에 의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웹스터는 최근 온라인 사전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they'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이 단어의 사용과 관련해 새로운 정의를 추가했다.
에밀리 브루스터 메리엄-웹스터 수석편집장은 "대명사(Pronoun)는 '가다', '생각하다', '가지다'처럼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단어이면서도 종종 사전 사용자들에 의해 무시돼 왔다"면서 "하지만, 지난 1년간 사람들은 수없이 '그들'을 지칭하는 이 단어와 조우했고 검색량도 극적으로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그들'(they) 검색량이 폭증한 것은 제3의 성(性)을 지녔다고 주장한 모델 오슬로 그레이스가 지난 1월 파리패션위크를 주름잡고, 미국 하원의원 프라밀라 자야팔(민주·워싱턴)이 어릴 적 자신의 성적 불일치 경험을 털어놓으며 성 소수자(LGBTQ) 권리 옹호를 내세운 것이 계기가 됐다.
또 자신을 제3의 성이라고 밝힌 팝스타 샘 스미스가 9월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가장 선호하는 대명사는 '데이'다"라고 밝힌 후에도 이 단어는 큰 관심을 끌었다. 당시 스미스는 "이는 내 젠더에 대한 평생의 전쟁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미국 성 소수자 단체(GLAAD)의 닉 애덤스 사무국장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언어와 문화가 점점 긍정적·포용적 모습을 띠고 있다"고 환영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정한 올해의 단어 2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탄핵조사와 관련이 있는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가 자리했고 '탄핵'(impeach)도 검색량이 급증한 단어로 지목됐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와 관련해 '정의'(justice)가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고 2017년에는 '페미니즘'(feminism), 2016년에는 '초현실'(surreal)이 각각 뽑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