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독류는 비밀 속에서 흐르고

2019-12-05 09:19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관 등을 청와대로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비밀이란 그물과 같아서 코 하나가 풀리면 몽땅 풀린다. 소문은 일단 군중 위로 떨어지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신속하게 그 속으로 침투한다”는 비밀의 정의가 생각났다.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웃는 남자>에 나온다. ▷이 소설에서 위고는 “역사의 어느 시기에서건, 인류라고 하는 거대한 액체 덩어리 속에, 독성 강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냇물 줄기들이 자기들 주위를 중독시키며 별도로 흐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도 썼다. ▷검찰의 칼끝은 첫 그물코를 끊어낸 것인가, 핵심 집권 세력의 비밀은 몽땅 풀리게 되는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중독·오염시켰는지 밝혀질 것인가, 독류(毒流)를 찾는다면 그 원천도 드러나게 될 것인가. 궁금한 것이 자꾸 늘어났다.◀ <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