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5~6일 총회서 감산규모 확대할까

2019-12-05 10:18
사우디·이라크, OPEC+ 감산규모 확대 논의 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이른바 'OPEC+'의 산유량 결정을 앞두고 감산 규모가 확대될지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OPEC은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이튿날에는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이 총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OPEC+가 이번 총회에서 내년 3월 종료되는 하루 120만 배럴 규모의 현행 감산 합의를 내년 6월까지 3개월 추가 연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OPEC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2대 산유국인 이라크가 추가 감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OPEC+가 감산 규모를 더 확대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번 총회에서 감산 규모를 160만 배럴로 종전보다 40만 배럴 확대하자는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석유장관도 전날 CNBC와 한 인터뷰에서 "현행 감산 규모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산유량을 40만 배럴을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C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들은 OPEC+가 사우디의 주도 아래 결국 감산량 확대에 합의할 가능성을 높여 잡고 있다. 

헤밀라 크로프트 RBC 글로벌 상품 전략가는 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감산량 확대가 OPEC 핵심 산유국들과 최대 파트너 러시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깜짝 파티'가 계획이었다면 이미 산통이 깨졌다"면서 "이라크 장관의 발언으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이제 OPEC+가 감산 기간의 추가 연장이나 감산 규모의 확대 같은 소식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시장의 큰 실망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OPEC+가 감산량을 하루 150만 배럴로 30만 배럴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봤다.

간밤 국제유가는 OPEC+ 총회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의 재고 급감 소식이 맞물리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4%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5일 전자거래에서도 간밤 상승분을 지켜내며 배럴당 63달러선을 유지했다.

다만 여전히 OPEC+가 이번 총회에서 감산 규모를 더 늘리기보다 기존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감산 합의 이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팩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감산 규모가 하루 40만 배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확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러시아,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일부 국가들은 약속한 것보다 원유를 더 많이 생산했고, 이를 벌충하기 위해 사우디는 할당량보다 더 많이 산유량을 줄여왔다. 사우디는 앞서 회원국들이 감산 할당량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OPEC+의 추가 감산 조치가 유가를 얼마나 띄울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연구소(CGEP)의 제이미 웹스터 연구원은 FT에 "OPEC+ 내에서 내년 상반기 원유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방어적 조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