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램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군사력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총사령관으로 군을 통수하게 됐을 때 우리 군은 고갈돼 곤란을 겪고 있었다"며 자신이 처음 취임했을 때 군사력이 취약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을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단연코 가장 강력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컨대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며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면 사용할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했다. 필요하면 군사 옵션 사용 등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김 위원장)에 대해 신뢰하고 있다"며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계속해서 '무력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선 불만을 드러냈다. 북·미 정상이 3차례 걸쳐 만났음에도 김 위원장은 핵 프로그램 구축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로켓을 계속 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지만 이것이 우리가 서명한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북·미 정상 간에 채택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환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우리가 서명한 첫 번째 합의문을 봐야 한다. 거기(합의문)에는 그(김 위원장)가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쓰여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그가 그 합의에 부응하기를 희망한다"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한편 주요 외신은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때에 따라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 김 위원장을 향해 '레드라인'을 밟지 말라는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