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사령탑 교체 기로…나경원 재신임 vs 당 쇄신 경선

2019-12-03 14:26
강석호 출사표·유기준도 출마 검토…내일 의총서 나경원 재신임 논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이달 10일까지로 종료되면서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한국당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최근 황교안 대표의 단식 이후 당 내 불거진 쇄신론에 맞춰 새로운 원내대표 경선에 돌입할지 아니면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으로 마무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오는 4일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강석호(3선) 의원이 3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4선의 유기준 의원도 유력 후보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경선이 치러진다면 유기준·강석호 의원의 2파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나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까지 원내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잔여 임기가 6개월 내인 경우 국회의원 임기만료 전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당규에 따른 것이다.

재신임으로 의견이 모이면 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원내 전략을 지휘하게 된다. 반면 재신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나 원내대표는 오는 10일 새 원내대표에게 원내 지휘봉을 넘겨야 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경선 출마 의지를 표시한 의원들이 있어 내일 의총에서 저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 내 긴박한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원내 사령관을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전략의 일관성과 안정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내년 총선까지 고려한다면 나 원내대표의 인지도도 당으로서는 충분한 자산이 된다는 평가다.

반대로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원내 전략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새 원내사령탑을 세워 강경 대응에 머물렀던 기존의 전략을 바꿔 새로운 형태의 패스트트랙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 원내지도부가 지나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불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반대'라는 원칙론에만 묶여 스스로 협상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불만도 일부 의원들에게서 나왔다.

또 민주당이 한국당을 제외한 채 여야 4당과 대안신당의 공조만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결국 모두 잃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깔렸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과 정치력"이라며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패스트트랙 협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민생법안 처리, 필리버스터 보장, 친문게이트 국정조사 등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