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 기존 SMA 틀 내 협상이 원칙"

2019-12-03 08:34
3일 4차 회의 참석차 美 도착…"이런저런 대안 준비, 윈윈 기대"
"한·미동맹,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 美와 같이하고 있어"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2일(이하 현지시간)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 SMA 틀 내에서의 협상이 원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대사는 이날 SMA 4차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협상에서 물러설 수 없는 기본 원칙을 묻자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정 대사가 이끄는 한국 방위비협상 대표단은 3~4일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 수석대표를 비롯한 미 대표단과 4차 회의에 돌입한다.

정 대사는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면서 "(SMA 틀에)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는 현행 SMA에서 한국 측이 부담하는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틀 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19일 파행 끝에 조기 종료된 가운데 정은보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가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정부 입장과 협상 상황 등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시에 미국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남은 협상에서의 난항을 시사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정 대사는 또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물음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3차 협상 결렬 후에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면서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대표 간엔 계속적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내 타결 가능성과 관련해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논의해 간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정 대사는 "어찌됐든 수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더불어 '드하트 대표가 실질적 협상 권한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해 "제가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실질적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지급된 방위비 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금이 상당부분 남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 대사는 "지난 10차 SMA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개최된 3차 회의 당시 드하트 수석대표가 협상 80여분 만에 협상장을 이석, 협상이 파행됐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협상 결렬 후 장외에서 "한국이 우리 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