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건에 이례적 압수수색…검찰, 무엇을 찾나? 감추나?

2019-12-02 22:00
법조계 "경찰이 보면 안될 ‘무엇’이 있었을 것" 추론
숨지기 수시간~수일 내 통화, 메시지 등 확인해 봐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현 검찰수사관) 사건과 관련해 2일 검찰이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자살사건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하는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검사와 수사관 5~6명을 보내 전날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수사관의 유류품을 압수했다. 이 가운데에는 숨진 수사관이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고인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만 설명하고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타살의 흔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사망원인’을 밝히겠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송치받을 수 있는데 서둘러 압수나선 이유?

법조계에서도 검찰의 해명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싶다면 송치지휘를 해서 사건을 넘겨받을 수 있고 송치를 받으면 휴대전화와 메모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데 굳이 압수수색을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자살, 사고사 등 자연사가 아닌 모든 사망사건은 최종적으로 검사의 지휘를 받아서 절차를 마친다. 자연사가 아니라면 장례절차의 진행은 검사의 손에 달린 셈이다.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경우도 변사사건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사건처럼 자살이라고 해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인 경우라면 검사는 사건을 송치받을 수 있다. 송치를 받으면 각종 증거물이나 서류는 물론 시신까지 검찰의 관할에 들어오게 된다.

달리 말해, 시간이 좀 걸릴 뿐 며칠 내로 검찰 손에 들어올 것들인데 굳이 힘들여 압수수색을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대형로펌 소속의 한 현직변호사는 “압수수색이 법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 굳이 그렇게 다급하게 압수수색을 하려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SNS 캡쳐]


△ 유서내용까지 왜곡한 '그들'... 무엇을 숨기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에 압수수색에 의도가 있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무엇인가 찾고 규명하기 위해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 아니라 숨기고 싶은 것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

이날 검찰이 압수한 자료 가운데 숨진 수사관이 남긴 메모가 포함돼 있는 것도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한다. 메모 정도는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사본을 얻을 수 있고, 사본만으로도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유류품과 마찬가지로 며칠 내로 절차에 따라 원본을 넘겨받게 된다.  

일부에서는 숨진 수사관의 유류품 특히 휴대전화에 경찰이 봐서는 안될 무언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직에 넘기기 전에 다급히 가로챘다면 다른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사건 직후부터 검찰이 몇몇 언론사를 통해 "청와대의 압박 때문에 자살한 것"이라는 주장을 유포하려 한 것이나 숨진 수사관의 유서와 관련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려한 정황이 발견되는 점도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 한다.  

숨진 수사관의 유서에는 "면목없지만 우리 가족을 배려해 달라"고 윤석열 총장에게 부탁한 부분은 있지만 윤 총장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사건초기 몇몇 언론사에서는 유서 내용 중에 "윤석열 총장에게 미안하다. 면목없다"라는 내용이 있다는 검찰발 기사가 보도됐다. 

얼마든지 검찰이 의도적으로 유서내용을 왜곡, 대정부 여론전에서 주도권을 쥐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검찰에 수사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특감반 출신 검찰 수사관 빈소 조문한 윤석열 총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