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중심축' 한·중관계,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2019-11-30 07:00
29일 국회 한·중 ‘몽(夢)’ 포럼, '한·중 관계의 분야별 현황과 해법'
미·중 전략적 경쟁변화에 주목…한·중, 정부·민간별 교류·협력해야
‘4차산업혁명’ 경쟁·협력 균형 필요·미세먼지 갈등, 위기 아닌 기회

미·중 전략경쟁, 북·미의 비핵화 협상 등으로 동북아 지역은 국제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의 중심축으로 막대한 영향을 주는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관계 회복을 바라는 정부와 학계의 중국 전문가들이 29일 한자리에 모여 주목을 받는다.

이들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한·중 ‘몽(夢)’ 포럼(대표 백승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한·중 관계의 분야별 현황과 해법’ 세미나에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다.

제1세션과 제2세션으로 진행된 이 날 세미나에는 백승주 위원을 비롯해 전가림 호서대 교수,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김동찬 연세대 중국연구원 연구원, 이주영 산업통상자원부 동북아통상과 사무관, 양정학 육군사관학교 교수, 박상수 충북대 교수,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강택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최정석 선문대 부교수, 이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참석했다.

전 교수로 사회로 진행된 제1세션은 ‘한·중 관계의 법제 및 정치 분야 현안과 해법’을 주제로 김명아 연구위원이 ‘한·중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정책 협력 방안’으로, 김동찬 연구원은 ‘한중관계의 현황과 과제’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주영 사무관과 양정학 교수는 토론자로 나섰다.

제2세션은 ‘한·중 관계의 경제 및 환경분야 현안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박상구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주제발표는 조은교 부연구위원의 ‘4차산업혁명에 따른 중국 신산업의 발전 전략과 한·중 협력 방안’과 강택구 부연구위원의 ‘대기오염 관리를 위한 한·중 협력 현황과 과제’였다. 토론에는 최정석 부교수와 이혜경 입법조사관이 함께했다.

전문가들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 주목하며 한·중 관계 관리의 중요성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4차 산업혁명 시대, 미세먼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 개선 해법을 제시했다.
 

29일 정부와 학계의 중국 전문가들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한·중 ‘몽(夢)’ 포럼(대표 백승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한·중 관계의 분야별 현황과 해법’ 세미나에서 한·중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미·중 전략적 경쟁 변화에 주목해야…한·중, 정부·민간별 교류·협력 필요

김명아 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新)남방정책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양국이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상·투자 법제 변화에 주목해 한·중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전방위적으로 수출입·투자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정부 및 민간 교류와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찬 연구원도 양국 간 다양한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는 동시에 교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중국 전문가들의 참여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상호 인식에 모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고, 양국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됐다”며 “지정학·지경학적 위치로 인해 한국은 미·중 간 전략적 구조 변화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간 전략적 경제 구조의 격화 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면 한·중 관계에 더 많은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사드 문제를 예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2017년 문 대통령의 방중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사드 문제는 한·중 양국 모두에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생각하는 사드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한국이 주한미군 기지 내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라며 한·중 관계에 대한 양국 정부 간의 인식 차이가 개선의 걸림돌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양한 차원의 교류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내에서도 사드 갈등 이후 한국과의 교류 채널이 닫힌 것에 대한 후회가 있다”며 중국 역시 교류 활성화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변화한 중국 상황을 고려해 교류 대상·방법·시기·절차 등 세부적인 사안들에 대한 사전 조율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의 의도를 오류 없이 파악하기 위해 단순 통역 이외에 중국을 잘 이해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의 참여로 적절한 통역 및 해석이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의 국익과 전략적 목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에 적재적소의 도움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와 국회, 학계 간 교류를 통해 대(對) 중국 정책을 수립, 집행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메커니즘 구축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4차산업혁명’ 한·중, ‘경쟁·협력’ 균형 필요…‘미세먼지 갈등’, 위기 아닌 기회로

조 부연구위원은 한·중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경쟁과 협력이라는 균형적 관계를 구축하면서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적 경쟁’ 모델을 지향하는 새로운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중국과 산업협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혁신역량 강화,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의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개혁·개방 부작용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분석하며 해당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이 한·중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세먼지 악화가 한·중 간 갈등을 초래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기오염 저감 정책 감행은 양국이 경제성장 일변도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전모델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환경보호산업의 성장 기회도 제공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강 부연구위원은 대기오염 관리를 위한 한·중 협력에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정책적 차원에서 과거 개발과 발전의 패러다임에 기초한 환경협력이 아닌 지속가능발전 패러다임에 중점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책임론’에서 ‘공동협력’의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동 이제 개발을 통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