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내년 中 디폴트 늘어날 것"...'디레버리징 vs 경기부양' 中정부 '딜레마'

2019-11-29 17:40
내년 중국 디폴트 기업 40~50개 올해보다 최대 40% 증가할 듯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기업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둔화 속에 중국 정부가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축소하고 있어 내년에 디폴트 기업이 올해보다 최대 40% 넘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29일 무디스 보고서를 인용해 내년 중국의 디폴트 기업이 40~50개로 올해(35개)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폴트 채권 원금만 2000억 위안(약 34조원)으로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전체 채권 유통액의 약 1% 수준으로 올해보다 디폴트 규모가 커질 것임을 암시한다.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디폴트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으로 중국의 경기둔화가 빨라지고 있다"며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금융 정책이 느슨해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나빠지고 있지만, 돈은 충분히 풀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에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목적의 특별채권 발행을 권장하고 있다.

무디스는 중국 지방 정부에 부채가 쌓이면 더 많은 채권 디폴트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일찍이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선 지방정부들이 이미 심각한 수준의 부채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