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임원 27% 삭감…조원태 회장 "사업 변하고 있어 맞춰야 한다"
2019-11-29 17:29
-첫 조원태 체제 인사…임원 108명에서 총 79명으로 27% 축소
-조원태 "호텔사업 돈이 너무 들어 고민"...구조조정 가능성 시사
-조원태 "호텔사업 돈이 너무 들어 고민"...구조조정 가능성 시사
"사업이 변하고 있어 임원 숫자도 그에 맞춰야 한다."
첫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9일 인천 그랜드하얏트에서 진행된 '대한항공 50년사 편찬 기념식'이후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조원태호(號)의 방점을 조직 슬림화에 찍은 것이다. 이번 인사는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첫 인사다. 조 회장은 "(호텔 사업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고민"이라며 구조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임원 축소를 시작으로 비주력·비수익 사업에 대한 정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임원의 규모가 많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임원 수는 사업 규모에 따라서 맞춰야 한다"며 "다만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계속 변해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며 "시장이 결코 좋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적응해서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불필요한 임원을 20% 이상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임원은 108명에서 총 79명으로 27% 축소됐다. 승진 인사 규모는 사장 1명을 비롯해 부사장 3명, 전무 6명이다. 이승범 전무 외 2명을 부사장으로, 박정우 상무 외 5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슬림화를 통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직급체계도 축소한다.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6단계에서 '사장-부사장-전무-상무' 4단계로 축소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비주력·비수익 사업 매각 가능성도 시사했다. 비주력 부문 뿐만 아니라 수익이 안나는 호텔 등의 사업도 정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수익이 안나는 레저 사업에 대해 "돈이 되는 것 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사업에 대해선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호텔 사업 등은 사업 계획을 유심히 봐야 한다"며 "정확한 구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도 "대한항공이 주축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의 주력사업은 항공운송, 항공기 제작, 여행, 호텔업 등이다. 비주력 사업으로는 정석기업(부동산임대) 제동레저, 서울복합물류자산관리,서울복합물류프로젝트금융투자 등이 있다. 주력사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세계적인 수송물류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번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