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자신의 몸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 일루젼 아티스트 윤다인 작가를 만나다

2019-11-26 15:22



보자마자 “저 사람 뭐지?”라는 감탄과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는 종잡을 수 없는 취향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패기, 20대의 어린 나이에 3년 만에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일루젼 아티스트 윤다인.

그는 2016년 5월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팔로워 400만을 거느린 미술 전시 계정 데일리 아트에 소개 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미국 엘렌쇼(엘렌 드제너러스 쇼)에도 출연했다.

사람의 손으로 작업을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컴퓨터 그래픽보다 더욱 사실적인 착시효과를 이끌어 내는 일루젼 아트, 자신의 몸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윤다인 일루젼 아티스트의 인터뷰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일루젼 아티스트 윤다인 작가]


Q. 바디페인팅 일루젼 아트를 하기 전과 후 어떠한 삶을 살고 있나요?

A. 누구나 어린시절 꿈을 꿀 때는 되게 막연하잖아요. 뭘 하고 싶을 때의 기분도 모르잖아요. 제가 원하는 걸 이뤘을 때 보다 그 꿈을 꾸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그럼에도 지금 행복한 건 어떻게 보면 저는 제가 바라는 걸 직업으로서 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는데 되게 감사한 일인 거 같아요.

왜냐면 일이란 게 꼭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어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 낸 거거든요.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Q. 윤다인 작가가 생각하는 좋아하는 걸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일단은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건 누군가 나에게 지불을 해주는 거잖아요. 그러면 제가 필요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 작업이나 일이 필요하면 그때 제가 무언가를 받을 수 있잖아요. 사실 그걸로 먹고 살 수 없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먹고 살 수 있으려면 다방면으로 갖춰져야 하는 거 같아요. 예술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예술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이 큰 거 같아요. 어쨌든 내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시키는 거잖아요.

근데 제 생각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지, 남이 더 알지는 않거든요. 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걸 잘 표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그게 어떤 방식이로든.
 

[사진= 김호이 기자]


Q. 윤다인 작가에게 잘하고 좋아하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잘하는 건 조금 센스가 있다!?(웃음) 그리고 좋아하는 건 재밌는 걸 좋아해요. 여기서 재밌는 건 지루하지 않은 것인데 사실 저는 소름 돋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소름이라는 건 내가 원할 때 소름 돋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예상치 못할 때 오는 이러한 감정을 좋아하고. 해야 하는 것 중에 제 의지대로 하는 건, 일을 정말 열심히 합니다. 열심히 안 하려고 마음먹으면 열심히 안 해도 되는 거니까. 그것이 의지로서 해야 되는 일이고.
의무로 해야 되는 건, 저는 성향이 가만히 있으면 우울해지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저를 표현하는 걸 해야 해소가 돼요.

Q. 자신의 몸을 캔버스 삼에 그림을 그린다는 건 무엇인가요?

A. 저는 모든 게 캔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저의 몸을 캔버스로 삼는 건, 어쨌든 유일하고 하나밖에 없잖아요. 도화지 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걸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일무이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법이 있나요?

A. 사실 바쁘면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바쁘면 남 생각할 겨를이 없잖아요. 어쨌든 내가 내 몸으로 태어났고 다른 걸로 바꿀 수 없는 운명이잖아요. 그러면 이왕이면 좋아해야 되잖아요. 사실 나를 좋아하면 좋은 일이 되게 많아요.

그리고 나를 안 좋아하면 좋을 게 없어요. 그게 다 생각하기 나름이잖아요. 예를 들어 미의 기준도 주관적인 거잖아요. 꼭 눈이 크고 코가 높아야 미인이 아니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찢어진 눈이 좋았어요. 일단은 이렇게 태어났고 이걸 특징으로 삼으면 매력이 될 수 있는데, 다른 누군가를 따라 해서 바꾸려고 하면 특별함을 잃는 거 같아요. 그래서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매력을 알아야 되는 거 같아요.

Q. 아티스트로서 윤다인, 사람으로서의 윤다인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A. 아티스트로서의 윤다인은 일단 제가 더 자유로워져요. 저도 이 작업을 시작하고 이데 직업이 되면서 저를 표현하기 더 편해졌어요. 그 전에는 이게 익숙하지 않고 어색할 수도 있고 부끄러울 수도 있잖아요.

근데 이걸 내가 자유롭게 하고 즐기고 하다 보니까 저의 감정을 내려놓고 솔직해지는 거 같아요. 그게 제가 봤을 때 아티스트로서의 윤다인인 거 같고. 제 개인적인 인생으로 봤을 때는 저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예술로 표현하는 것도 제가 느끼는 걸 표현하는 거잖아요. 아티스트의 윤다인은 표현 수단인거죠.

Q. 작업에 걸리는 시간에 비해 지우는 시간은 엄청나게 빠른데, 그걸 어떻게 기록으로 남기고 계신가요?

A. 처음에 이 작업을 할 때는 너무 아까웠어요. 길면 10시간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사실 지우는 건 한순간이잖아요.

제가 작업을 할 때 일루젼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는데 일루젼의 본질을 찾아보면 ‘진짜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그 순간만 존재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바디페인팅과 비슷한 거 같아요.

바디페인팅도 영원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지우지 않아도 어차피 지워지거든요. 그래서 그 순간만 존재하고 사라지는 게 일루젼의 본질과 맞는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바디페인팅과 일루젼만의 매력이 그게 아닐까 생각해요. 반대로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Q. 피부가 상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A. 아직까지 큰 이상은 없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건조하기는 해요(웃음) 친구들과 만나면 한 살 한 살 다르다는 말을 하는데 그래서 피부를 더 신경쓰려고 하죠.

그래서 예전에는 평소에 화장을 되게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평소에 화장을 많이 안 하는 거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독창적인 미학의 힘은 얼마나 크다고 보시나요?

A. 저는 예술이 바꿀 수 있는 점은 기계가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계도 예술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인간이 하는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쉽게 얘기하면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콘서트홀에 가서 라이브로 들을 것인가, 아니면 휴대폰으로 플레이를 눌러서 들을 것인가인 거 같아요.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듣는 건 편리하긴 하지만 실제로 시간을 내서 라이브홀에 공연을 들으러 가는 시간은 설레는 마음도 있고 가서 울리는 감동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차이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나만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저는 모든 사람이 하찮은 거라도 각자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린 거 같아요.

중요한 건 나 자신의 성향을 아는 건데 나를 드러냄으로서 희열을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나를 표현해야 되지만, 반면에 그랬을 때 부끄러워 하고 두려워 하는 분들은 굳이 남들과 똑같이 앞에 나서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담 가지면 안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