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사태 등 '트리플 악재'에 위험자산 흔들
2019-11-25 16:47
홍콩사태·한일갈등 격화·MSCI 리밸런싱에 글로벌·국내 증시 위기감
25일 정부는 확대 거시경제 금융 회의를 열고 시장안정조치에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 협상의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홍콩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 관계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홍콩 언론 보도를 보면 민건련, 공민당 등 홍콩 범민주 진영은 구의원 선거에서 452석 중 382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친중파에 속하는 건제파는 51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범민주 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6개월간 범죄인 인도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는 더 격화될 수 있다. 아울러 행정장관 직선제에 대한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범민주 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홍콩 인권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다면 무역 협상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진다.
결국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증권은 홍콩 선거 결과로 국내 증시가 2070포인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홍콩 인권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무역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며 “홍콩 거래소가 알리바바 등 핵심 인터넷 기업의 상장을 추진 중에 있지만, 반등을 단기간에 모색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MSCI의 비중 조절이 26일 예정돼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를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다. MSCI는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주식(상하이종합지수 A주)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 5월까지 중국 A주 비율을 3.4%까지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밸런싱으로 우리 주식은 12.2%에서 12.1%로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5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에도 한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은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국가 간 갈등이 봉합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악재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주식들을 사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장보다 21.54포인트(1%) 오른 2123.50으로 장을 끝마쳤다.
이날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8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여 총 2조373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도 1407억원을 내다 팔았다. 기관 홀로 358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