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닷새째 단식'에 체력 저하…이낙연·정홍원 등 방문

2019-11-24 15:35
오후부터 텐트 인근에 구급차 등 의료진을 대기 검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이 24일로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전까지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지만 전날 저녁부터 거의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보내고 있다.

단식을 계속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하지 못한 데다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실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기력이 가파르게 떨어진 상태라는 게 한국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황 대표는 오전 2차례 텐트 밖으로 나와 화장실을 다녀왔다. 성인 남성 2명의 부축을 받아서 힘겹게 발걸음을 떼는 모습이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텐트를 찾아온 의사로부터 '기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맥박과 혈압도 낮게 나온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한국당은 오후부터 텐트 인근에 구급차 등 의료진을 대기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농성장을 찾은 주요 인사들과 짧게나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에는 나경원 원내대표, 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는 낮 12시21분께 이낙연 국무총리가 찾아왔을 때는 일어나 앉지 못하고 한쪽 팔을 바닥에 대고 몸을 반쯤 일으킨 채 대화를 했다. 황 대표와 1분 정도 대화를 나눈 이 총리는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며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또 오후 2시 7분께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텐트 안에서 3분가량 이야기를 나눴으며, 2시 18분께 김병준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짧게 대화했다.

황 대표는 이어 텐트에서 나와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 미리 설치한 천막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오후 3시로 예정된 한국당의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다만 황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 이후 자리를 옮겼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건강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면서 패스트트랙 투쟁 동력도 함께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11월 2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안, 12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본회의 부의가 예정돼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농성 천막을 방문해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