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한반도 외교 기회 사라지면 미국에 전적 책임"

2019-11-22 22:24

[사진=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2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태 지역 담당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청사를 나오며 연합뉴스 등의 회담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참여해온 핵심인사인 최 부상은 북미 협상과 관련 앞서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부장관 지명자가 '외교의 창이 열려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을 위해서 2년 동안 중대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에 대해 아무런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배신감만 안겨줬다는 강도 높은 비판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말 부득이하게 미국이 우리에게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조선반도에서 외교의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비건 부장관 지명자는 미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상은 이어 비건 지명자가 같은 청문회에서 자신을 비핵화 협상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것과 관련, 그와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대미 협상 대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이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최 부상은 이어 앞서 북한 측이 미국에 제시한 12월 협상 시한을 비건 지명자가 '인위적인 데드라인'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미국 측의 셈법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고 그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받아쳤다.

최 부상은 20일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담당 특임대사 등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들과 회담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및 양자 현안들을 두루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한 양국 '전략대화' 차원의 회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