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일대일로' 앞세운 中...아세안 교역량 美 제치고 1위
2019-11-21 09:09
中-아세안 교역규모 5800억 넘어 단일국으로 세계 1위
50~60년대 적대관계 청산 전략적 협력대상국으로 발전
50~60년대 적대관계 청산 전략적 협력대상국으로 발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국의 관계는 역설적이다. 초기에는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 부흥을 지원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오히려 더 발전해 아세안에 투자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을 하면서 아세안 각국에 진출한 화교자본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당시 수십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화교들이 중국 경제의 낙후성에 크게 실망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초창기 대다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을 경계했다. 공산화하고 있는 인도차이나를 포함해 동남아시아 전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우려했다. 심지어 중국의 지원으로 공산화한 베트남조차도 중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관계가 최악이 됐다.
1970년대 중반 들어 역내 상황이 안정되자 아세안국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가 1974년 가장 먼저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으며, 태국과 필리핀이 1975년,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가 1990년대에 뒤따라 중국과 국교를 맺었다.
아세안과 중국이 공식적인 관계를 시작한 것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출범한 1994년부터다. 중국은 당시 태국 방콕에서 열린 ARF에 러시아와 함께 협의 파트너로 참가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아세안에 참여한 것은 1997년 시작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부터다. 이때부터 중국은 대화상대국으로 참여하며 아세안에서 주요 상대국으로 지위를 부여받았다.
아세안과 중국의 관계에서 가장 극적인 게 바로 교역량이다. 초기 개혁개방 당시인 1980년대에는 수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교역액이 이제는 5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수백 배 이상 성장했다. 아세안을 단일국으로 간주했을 때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 교역 상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을 하면서 아세안 각국에 진출한 화교자본에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당시 수십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화교들이 중국 경제의 낙후성에 크게 실망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초창기 대다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을 경계했다. 공산화하고 있는 인도차이나를 포함해 동남아시아 전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우려했다. 심지어 중국의 지원으로 공산화한 베트남조차도 중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관계가 최악이 됐다.
1970년대 중반 들어 역내 상황이 안정되자 아세안국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가 1974년 가장 먼저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으며, 태국과 필리핀이 1975년,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가 1990년대에 뒤따라 중국과 국교를 맺었다.
아세안과 중국이 공식적인 관계를 시작한 것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출범한 1994년부터다. 중국은 당시 태국 방콕에서 열린 ARF에 러시아와 함께 협의 파트너로 참가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아세안에 참여한 것은 1997년 시작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부터다. 이때부터 중국은 대화상대국으로 참여하며 아세안에서 주요 상대국으로 지위를 부여받았다.
아세안과 중국의 관계에서 가장 극적인 게 바로 교역량이다. 초기 개혁개방 당시인 1980년대에는 수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교역액이 이제는 5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수백 배 이상 성장했다. 아세안을 단일국으로 간주했을 때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 교역 상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최근엔 중국이 막대한 차관 제공을 통해 아세안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남북회랑' 일환으로 추진되는 아세안 대륙부 철도와 말레이시아 동부임해철도가 있다. 남북회랑은 일본이 내놓은 동서경제회랑에 대응하는 구상으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와도 연결선상에 놓여있다. 중국은 남북회랑을 통해 인도차이나 반도를 한데 묶고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레이시아를 일대일로 비전의 중심국가로 육성한다는 방안이다.
말레이시아 동부임해철도는 태국과 닿아있는 동부국경지역 툼팟에서부터 쿠알라룸푸르를 지나 서부의 포트클랑까지 648㎞ 구간을 잇는다. 총사업비 12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철도가 완성되면 말레이시아는 낙후된 동부지역 발전을 꾀하면서 말레이반도를 관통하는 운송체계를 갖추게 된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 등 영토문제로 불거진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은 매년 각국 해당부서의 정례회담을 포함해 정부 간 사회·문화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가요(C-POP), 중국드라마(C-DRAMA) 등을 아세안 전역에 수출하고 있다. 더 이상 저가 이미지의 중국이 아니라 아시아 문화 속 중국의 이미지도 심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 설문조사 결과에는 아세안에 점점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이 반영돼 있다. 싱가포르 국책연구소(ISEAS)가 아세안 지역 엘리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73.3%(경제적 영향력)와 45.2%(정치적 영향력)가 아세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중국을 꼽았다.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7.9%, 정치적 영향력은 30.5%로 나타났으며,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은 6.2%, 정치적 영향력은 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타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중국과 아세안이 함께 빚어낸 외교적 역량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년간 지지지부진했던 RECP 협상을 위해 아세안이 이끌고 중국이 뒤에서 밀며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중국과 아세안의 상호신뢰가 그만큼 깊어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