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의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 첫 무대…클레오파트라
2019-11-19 09:59
새롭게 태어난 고전
지난 2년간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인천의 근현대를 그려낸 인천시립극단(강량원 예술감독)이 두 번째 프로젝트로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지난 2년 간 추진해 왔던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는 개항 이후 인천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연극의 창작에 집중하여, 인천을 대표하는 시립극단으로서 지역적 정체성을 탐색하는 작업이었다.
이제 시작된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에도 그 가치가 빛바래지 않는,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 ‘고전’에 다시금 주목한다.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 던지는 메시지들을 원전 그대로의 재현이 아닌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다.
그 첫 무대의 주인공은 역사를 바꾼 위대한 여왕 ‘클레오파트라’이다. 그녀를 사랑한 두 명의 로마 영웅들로 더 유명세를 떨친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조국을 가장 사랑했던 정치가이자 지략가였다.
인천시립극단은 그녀의 삶을 웅장한 형식과 아름다운 대사로 되살린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바탕으로 한 나카야시키 노리히토의 <클레오파트라>를 선택해 무대에 올린다.
일본의 극단 카키쿠우캬쿠를 이끄는 극작가 나카야시키 노리히토는 3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간결하고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일본에서는 여성 캐스팅으로만 막을 올렸으며, 당시의 제목은 ‘미주(迷走-길을 잃은) 클레오파트라’였다. 남성 중심 가치관에서 벗어나 클레오파트라의 주체적으로 상황을 개척해나가는 여성상을 부각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공연될 이번 작품은 침략전쟁의 한 복판에서 권력과 명예, 타인의 이목과 평가를 뒤로하고 사랑을 선택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대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공간배경 속에 덧입혀진 폭력과 욕망이 라이브로 진행되는 3인조 밴드의 연주를 만나 느와르적 분위기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강량원 예술감독은 “전쟁으로 인해 파괴되는 인간의 본성과 사랑에 취한 인간들이 혼돈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요즘, 이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에 더욱 소중하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시립극단의 <클레오파트라>는 12월 1일부터 8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전석 2만원이며, 청소년은 50% 할인, e음카드 소지자는 20% 할인된 금액으로 관람 할 수 있다.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는 내년 상반기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