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선서 승리한 라자팍사...친중 노선 강화할 듯

2019-11-18 08:04
'철권통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동생…'스트롱맨의 귀환'

남아시아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국방부 차관이 당선됐다.  과거 '철권통치'로 알려진 독재자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생인 그의 당선을 놓고 외신들은 '스트롱맨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고타바야 당선인이 52.3% 득표율로 42%를 얻은 사지트 프레마다사(52) 주택건설·문화부 장관을 앞섰다는 대선 개표 최종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라자팍사 당선인은 오는 18일쯤 정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고타바야 당선인 측은 이날 오전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케헤리야 람부크웰라 대변인은 "명백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대결 구도에 있던 프레마다사 후보도 곧바로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 결정에 경의를 표하고 고타바야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성명을 냈다.

고타바야 당선인은 형 마힌다 라자팍사가 대통령을 역임한 2005~2015년 형과 함께 철권통치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불교도 싱할라족 출신인 그는 수 십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000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사건에 연루됐다. 

고타바야 당선인은 앞서 대선 공약으로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내세웠던 만큼, 전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달리 친중국 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그의 형인 마힌다 전 대통령은 앞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한편,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내정을 제외한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진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국방부 차관의 대선 승리를 기뻐하는 지지자들[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