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도 급속한 고령화…'인구절벽'에 정년 연장

2019-11-17 13:06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청년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적은 태국, 베트남과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은 싱가포르가 정년연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 실업률이 높은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은 정년연장에 신중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정년연장 추진 현황 및 배경'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11.7%로 전체 실업률 3.4%를 크게 웃돌고 있다.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행 정년(60세)을 늘리는 데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청년 실업률이 13.4%나 되는 필리핀은 공무원을 정년(60세)이 되기 전인 56세에 조기 퇴직시키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반대로 청년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적은 곳들은 정년연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올해 3.7%에 불과한 태국은 공무원의 정년을 63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일반 근로자의 정년연장도 논의된다.

실업 문제가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크지 않은 베트남도 2021년부터 정년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년이 연장되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기업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임금에서 성과급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따라 다르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은 싱가포르는 현행 62세인 정년을 2030년까지 65세, 재고용 가능연령을 70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정년연장을 추진하거나 고려하는 국가들은 정년이 연장되며 청년층 고용수요가 줄어들거나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주요국은 정년 연장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