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상인 압수수색... 조국 일가 수사, 전환점 맞나?
2019-11-12 15:16
코링크-WFM의 실질적 전주 의심... 전현직 검사 친분으로 수사무마 의혹도
검찰 "금감원 수사의뢰 받은 사안"... 조국 수사 관련 설, 일단 부인
검찰 "금감원 수사의뢰 받은 사안"... 조국 수사 관련 설, 일단 부인
검찰이 상상인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상상인그룹은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투자한 사모펀드 코링크PE의 실제 소유주이자 ‘전주(錢主)’라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이 상상인그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는 것은 조 전 장관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종오)는 12일 상상인저축은행 사무실과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일단 이날 압수수색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수사의뢰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담보로 대출하는 과정에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을 문제삼아 상상인그룹의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징계를 내렸다.
상상인그룹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가 실질적 경영자로 있던 코링크PE에 WFM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포스링크 등 다른 업체가 보유한 WFM 주식 등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여권 등에서는 코링크PE가 WFM 주식에 대해 주가조작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상인이 전주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해 왔다.
증권시장에서는 상상인그룹이 주식담보 대출과 주식담보 대출 반대매매를 통해 짧은 시간에 많은 이익을 얻은 점에 주목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비호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팽배해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의심이 사실일 경우,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는 코링크PE나 WFM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식 작전 세력의 희생양이자 피해자라는 주장이 가능해지게 된다.
정 교수가 지난 2018년 1월초 WFM 주식을 매입하고도 주식이 최고가에 이르렀던 그해 2월초에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보유량을 늘렸다는 것이 그 증거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디딤돌)는 “어떤 시각이 됐든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양지열 변호사도 “정경심 교수가 편승을 했다면 편승을 시켜준 세력을 수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11일) 정 교수를 입시관련 부정과 사모펀드-차명 주식거래, 증거인멸 등 모두 14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WFM의 음극제 양산공장 착공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억6000여만원의 ‘미실현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비록 시세차익을 실현한 것은 아니지만 상상인이나 5촌 조카 등 ‘주식 작전세력’에 편승해 이익을 얻으려 했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주식 거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것도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서’라며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기소해 놓고 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한 공소장에는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 뒤섞여 있고, 법리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