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세계 원유 수요 정점"...IPO 앞둔 아람코의 고민

2019-11-11 15:54
IPO 투자설명서 IHS마킷 분석 인용..."정점 뒤에도 '싼' 사우디 원유 점유율 오를 것"

글로벌 원유 수요가 빠르면 2035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이하 아람코)는 전날 공개한 기업공개(IPO) 투자 설명서에 이같은 내용의 외부 분석을 담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2035년께 정점에 도달해 이 즈음부터 수요 증가세가 평탄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45년에는 원유 수요가 2040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신들은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IPO를 앞두고 세계 원유 수요가 꺾이는 시점을 언급한 사실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투자 설명서가 사우디의 입장이 서서히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그동안 비관적인 원유 수요 전망을 반박해왔다.

한 예로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월 IHS마킷 콘퍼런스에서 "다른 에너지원이 나와도 석유와 가스는 세계적으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강력한 원유 수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나라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 지분 매각 수입을 탈석유 구조개혁의 밑천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그는 2016년 발표한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한 개혁안인 '비전2030'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아람코의 IPO를 들었다.

사우디 정부는 다만 투자 설명서에서 2020년대 말에 원유 수요 증가세가 멈추고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국산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의 국제 원유시장 점유율이 15%에서 2050년엔 2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 증시 상장을 앞둔 아람코는 17일부터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각각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뒤 다음달 5일 공모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야시르 알루마이얀 사우디아람코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