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반정부시위 격화…시내 교량서 유혈 충돌

2019-11-07 10:10
정부, 인터넷 사용금지령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6일(현지시간)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바그다드 시내 중심부의 알슈하다 다리에서 시위대와 진압군이 충돌, 수십명이 군대의 진압봉에 맞거나 최루탄으로 부상을 입었다. 이 와중에 시위대 부상자들을 돕던 의료진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정부는 시위대가 각 도로와 항만을 봉쇄해 60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를 풀 것을 요구했고, 진압군은 즉시 봉쇄를 해제하지 않으면 책임자들을 가차 없이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시위대는 2003년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가장 큰 시위를 열고 민생고 해결과 정치 체제의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는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지난달 1일 시작해 일주일간 진행됐고, 정부가 약속한 개혁 조처가 미진해지자 이후 24일 재개해 이날까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몇 주 동안 타흐리르 광장에서 이어지는 시위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군경의 발포로 이라크 전역에서 사망자가 3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수천 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났다.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에서 가장 크게 일어나고 있는 시위는 정부의 시아파 정당들과 이란과 긴밀하게 연계된 민병대 조직들을 대상으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남부에서는 일부 정당의 당사와 군사단체 본부를 습격하고 불을 지르는 일도 잇따라 일어났다.

이번 주 초에는 시아파의 성지도 시 카르발라의 시위대가 이란 영사관을 공격하고 담너머로 화염탄을 던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 때 보안군의 사격으로 3명이 죽었고 그보다 며칠 전에는 보안군 쪽과 연계된 듯한 복면 저격수들의 총격으로 시위대원 18명 이상이 숨졌다.

또한 이번 주 부터 이라크 정부가 인터넷 망을 봉쇄하면서 현재 인터넷 사용도 제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자유를 위한 민간 시민단체 넷블럭스(Netblocks)는 5일 밤부터 전국의 인터넷 사용량이 평소에 비해 19%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금 이라크의 인터넷은 대부분 끊긴거나 같다" 면서 지금까지 인터넷 단절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액이 1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수도 바그다드 중심부의 알슈하다 다리에서 시위를 벌이며 다리를 건너려고 시도하고 있다. [사진=바그다드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