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CATL과 배터리 공급 계약하나..."이르면 내년 중반"

2019-11-06 15:02
머스크, 8월 CATL 회장 만나 협력 약속
합의 체결되면 테슬라·CATL '윈윈 효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제품을 사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계약을 마치게 되면 CATL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월 쩡위췬 CATL 회장을 만나 CATL과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정식 계약 체결은 내년 중반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ATL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낼 수 있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다. 8년 전 자수성가한 중국 재벌 로빈 정이 설립했으며, 지난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CATL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2017년 1분기 15억 위안(약 2480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 3분기 126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약 2년 반 만에 매출이 무려 8배 이상 뛴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도 32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블룸버그는 "CATL과 테슬라가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CATL과 협상 체결에 앞서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LG화학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일본 파나소닉과 사업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초 테슬라 경쟁사인 도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그러다 상하이에 공장을 지으면서 LG화학과 손을 잡았다.

세계 자동차용 배터리 출하량 1위인 중국 CATL이 추가 수주를 따낼 가능성도 계속 제기됐다. CATL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으로 테슬라를 적극 구애하고 있다. 또 중국 현지에서 원재료를 조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일본 회사보다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사진=AP·연합뉴스]

CATL과 테슬라가 합의에 체결되면 서로 간 '윈윈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테슬라는 이번 합의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충분히 확보함과 동시에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의 배터리 수입을 줄일 수 있고, 폴크스바겐과 다임러 등에 이미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CATL도 이번 테슬라와 합의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의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와 CATL, LG화학 등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테슬라와 CATL 배터리 잠정 합의 소식이 나온 후 CATL의 주가는 7.4% 급등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