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1시간 배송 시대…인스타카트,월마트,알리바바 '주목' [윤정훈 기자의 해외주식 '톡']
2020-05-17 18:53
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백화점 체인 'JC 페니'가 파산 신청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줄이면서 그 여파가 나타난 것이다. 오프라인 기반 산업의 위기는 JC페니 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산업에 근간을 둔 비즈니스가 흔들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대형 유통기업에게 필수가 됐다.
디지털 기업에 코로나19는 가뭄에 단비 같은 기회다. 온라인 장보기 등 유통 스타트업 이용자가 반강제로 늘어나면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새로운 스타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서 장보기 플랫폼 2위인 '인스타카트', 중국 배달 플랫폼 '다다 넥서스', 중국 알리바바의 신유통 서비스인 '허마셴셩' 등이다.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와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인스타카트는 샘스클럽, 퍼블릭스, 크로거, CVS 등 대형 소매점과 로컬 소형 소매점 등이 파트너사로 들어와있다. 소비자는 인스타카트를 통해서 근처에 가까운 소매점을 선택하고, 주문만 누르면 집앞으로 장바구니가 배송된다. 코로나19가 활발하던 3월에 실사용자는 20만명에서 35만명으로 1달 만에 무려 75%가 증가했다.
인스타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물류창고가 없다는 점이다. 플랫폼을 통해서 대형 마트와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이다. 인스타카트는 조만간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40억달러(17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업체 징둥닷컴 관계사인 다다는 중국 전역에 2400여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온라인 신선식품을 1시간 내에 배달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다다는 미국증시 상장을 위해서 IPO 신청을 했다. 예상자금 조달액은 약 1억달러(1220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허마셴셩을 운영하고 있다. 허마센성은 신석식품 전문 슈퍼마켓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만들어진 허마셴성은 3km 이내 장소에 30분이내 배달해준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장바구니가 배송공간을 따라 이동하고, 이를 허마셴성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송한다. 결제는 알리페이만 가능하다.
허마셴성은 알리바바가 빅데이터 기술을 집약해 만든 '신유통'의 산물이다. 올해 춘절기간에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유통 공룡인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온라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울 중구 청계천점에 지난 1월 도입한 픽셀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픽업해가는 서비스다. 미국 유통 1위인 월마트가 하고 있는 서비스와 같은 형태다. 월마트는 픽업센터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고 있고, 2시간 내 배송하는 '익스프레스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주문 1시간 만에 배송해주는 '바로배송'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매장 인근 5km 이내서 이용할 수 있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기존 신석식품 배송 스타트업에 대응하기 위해서 온라인 강화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이처럼 신석식품 배송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배송을 위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업체가 적자를 내고 있다. 투자자로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와중에 이마트는 올해 1분기 5조2108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마켓컬리는 해외투자자로부터 1억5000만달러(18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선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주말에는 주변 가족·친구들이 어떻게 장을 보는지는 한 번쯤 주위를 둘러보자. 좋은 투자아이디어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