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융위원회 압수수색... 조국 직접 겨냥

2019-11-04 13:34
지난 달 대보건설 등 4곳 압수수색 이어 두번째

검찰이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업체 2곳도 함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이 이번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지난달 30일 대보건설 등 4곳을 압수수색한 이후 두 번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4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으로 일하던 무렵의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차량 등 각종 편의를 받고 자녀 유학비와 항공권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 조치를 받지 않은 채 금융위를 떠나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 전 부시장이 비리의혹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징계 없이 금융위를 퇴직한 것과 관련, 당시 청와대 특감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이 감찰을 중단시켰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이를 무마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이 사건은 1년 가까이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지만 최근 ‘조국 사태’ 과정에서 다시 논란이 되면서 검찰수사가 재개됐다.

이 때문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수사를 재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현 변호사)이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미묘한 파장도 일고 있다.

한편 유 전 부시장은 지난달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경미한 품위 위반 사항이 있었지만 크게 해석할 사항은 아니다"며 "금융위 국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내려놨기 때문에 이미 처벌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전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얼굴도 한번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지난달 대보건설에 대한 압수수색 직후 부산시 경제부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