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한류 열풍···생수시장 BTS 누가 될까
2019-11-03 13:41
삼다수ㆍ오리온 등 해외 진출 전략 '제각각'
국내 대표 ‘생수(먹는 샘물·혼합음료 포함)’ 브랜드들이 해외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은 유행에 가장 민감한 국가로 부상했다. 국내 소비자 입맛을 잡았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복안이다.
3일 국내 생수 수출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각 기업들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이크리에이션은 싱가포르 최대 대형 유통 매장인 ‘NTUC’에 입점을 확정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제주 용암수를 처음 수출한 후 현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이번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데다, 생수 수입 기준이 매우 엄격해 일반 제품 수출도 쉽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15년까지만 해도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가 유일했다.
제이크리에이션은 하루 3만3000톤(t)의 용암해수 취수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 최대 매장인 SM몰에도 제주 용암수로 만든 ‘제주 스파클링’과 ‘제주 사이다’를 입점시켰다.
김동준 제이크리에이션 대표는 “제주 스파클링은 미네랄 경도 300으로 미네랄 성분을 일반 탄산수 대비 5∼6배 이상 함유해 유럽의 유명 탄산수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맛과 풍미를 갖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제주 한라봉 천연향을 담아 현지인에게 제주의 맛을 널리 소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먹는 샘물 후발 주자인 오리온은 14억 인구 중국 시장에서 세를 넓힌다. ‘오리온제주용암수’와 자사 대표 비스킷 제품 ‘고소미’에 대해 중국 대형 커피 체인 ‘루이싱 커피’와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번 수출에는 자사 스낵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점을 활용했다. 실제로 오리온 중국 법인은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9%, 17.4% 늘었다. 젤리와 파이, 비스킷 신제품이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성장을 견인했다.
오리온은 연내 오리온제주용암수를 국내에 출시한 뒤, 내년 상반기 중 루이싱 커피에 530㎖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루이싱 커피는 제품 출시에 맞춰 전국 체인점에서 오리온제주용암수 론칭 프로모션을 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삼다수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다수마스터스’를 통해 제주삼다수의 국내외 홍보를 확대하고 있다. 고진영과 박인비 등 후원하는 골프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1위 선수도 두 명이나 나왔다.
앞으로 삼다수마스터스를 프랑스 생수 ‘에비앙챔피언십’을 뛰어넘는 세계적 메이저 대회로 성장시키고, 동시에 삼다수를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2017년부터는 국내 최초 PGA투어 정규대회 ‘더 CJ컵’의 공식 생수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도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내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삼다수를 제공했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삼다수 홍보 부스는 대회 현장을 찾는 해외 팬들이 삼다수를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생수 시장은 2238억 달러(약 261조1746억원)로, 2017년보다 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2754억 달러(약 321조 3918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