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위원장, 키코 공대위 단독 면담…“10여년 만의 소통”

2019-11-01 18:19
조붕구 위원장 "은 위원장, 소통 되는 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키코(KIKO·환헷지 파생상품) 피해기업과 직접 만났다. 금융당국 수장이 키코 피해기업 관계자를 만난 것은 키코 사태가 일어난 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은 위원장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조붕구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약 50분간 단독으로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키코 공대위 측이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

조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키코 피해기업들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한 기업들인데 키코 사태 이후 정부로부터 소외당했다"며 "여기에 오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문을 닫고 있던 정부가 우리를 만나줬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지금부터 하나씩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민관 합동 조사위원회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는 "키코 피해기업은 환보험을 들었다가 피해를 본 것인데, 환투기를 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며 "조사위가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서 피해 기업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대 보증인 보증 해지 △수출 보증지원 △기업인 신용등급 향상 △한은특융 이자율 적용 △구제 기금 조성 △재기지원 펀드 조성 △보상금 세금 감면 등 7가지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요구했다.

키코 피해기업의 상황과 요구를 들은 은 위원장은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키코 문제가 대립각이 굉장히 첨예하기 때문에 그동안 금융관료들이 우리를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꼈었지만, 은 위원장은 상당히 우호적이고 소통이 되는 분"이라며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도 긍정적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붕구 키코 공대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키코 공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