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가족 이외 조문 거절...김현미·이호철 등 돌려보내
2019-10-30 09:27
"조용한 장례 치르겠다"...철저한 '가족장' 눈길
김부겸·오거돈 등도 빈소 앞에서 발길 돌려
이재명 경기지사 보낸 근조기도 입구서 반려
김부겸·오거돈 등도 빈소 앞에서 발길 돌려
이재명 경기지사 보낸 근조기도 입구서 반려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를 철저히 가족장으로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장례 이튿날째인 30일에도 조용한 장례를 치르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라 가족 이외에 청와대 참모진, 정치인 등의 조문과 조화를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전날(29일) 별세한 강 여사의 빈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문 대통령과 유족들은 강 여사가 생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점을 고려해 성당에 장례식장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여겨지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같은 날 밤 남천성당을 방문했지만 빈소에서 조문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시간 30분가량 성당 내에서 머무른 이 전 수석은 "빈소를 조문하지 못했다. 빈소에 가족들만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상황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만났느냐'는 취재진들의 물음에 "아까 잠시…"라면서도 "침울하게 계시는데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 의원 역시 같은 날 늦은 밤 남천성당을 찾았지만 조문객을 받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 측의 의사에 따라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어 이날 오전 7시에도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했다.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김 의원은 "어쩔 수 없다"며 돌아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또한 전날 조문하러 왔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천성당 인근에 관사를 둔 오거돈 부산시장도 출근길에 남천성당에 잠시 들렀지만, 조문은 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측은 화환과 근조기 등도 일절 받지 않지 않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 역시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입구에서 돌려 보내졌다.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조화도 이날 오전 일찍 도착했으나 이 역시 반려됐다.
현장을 통제하던 관계자는 "화환이나 근조기는 일절 받지 않는다"며 "오늘 대통령 가족 외에 다른 친척들도 아직 온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출입을 허가해 주고 있는 사람들은 문 대통령 장례와는 별개로 오늘 남천성당에서 미사를 보러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제외하고 주영훈 경호처장과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과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만 자리해 문 대통령 내외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향년 92세로 별세한 강 여사의 장례식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촐한 가족장(3일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천주교 부산교구에 따르면 강 여사 장례미사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며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어머니의)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