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준비 '박차'...​"전 세계 3700개 기업 집결"

2019-10-29 10:37
시진핑, 개막식 참석 유력...대외 메시지 직접 발신할듯

중국이 체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는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CIIE)가 일주일 뒤인 다음달 5일 상하이에서 개막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우군을 얼마나 더 확보할지 주목된다. 

◆中, 美 겨냥 '개방정책' 재천명...佛 등 서방국가 참가여부 촉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박람회에 외국 정상급 인사들을 대거 불러들여 미국을 겨냥해 개방정책을 재천명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 연 이 박람회에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미국의 일방주의 횡포에 맞선 '자유무역 수호자'를 자임하려 했지만, 제3세계 국가들만 호응하고 나서 중국의 확실한 우군이 누구인지만을 확인하는 '반쪽짜리 행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서방국가도 끌어들이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프랑스를 국빈방문하는 등 프랑스와 우호관계를 맺는 데 힘쓰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전략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연내 방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박람회의 15개 주빈국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의 대통령이 행사기간 중국을 방문한다면 중국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은 미국에 함께 대항할 우군을 확보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와 각 중앙정부 부처 차원에서 600여개 구매팀을 꾸려 올해도 대규모 '쇼핑'에 나서 박람회 성공에 주력해왔다.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사진=신화통신]

◆시 주석, 지난해 이어 올해도 참석하나

국제수입박람회는 보아오 아시아포럼, 칭다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와 함께 중국이 올해 공들여 준비한 4대 외교 이벤트 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첫 박람회는 세계 무역사상 유례없는 수입 전용 박람회로,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와중에 개최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그간 수출을 앞세워 경제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시진핑 지도부는 내수에 방점을 찍은 경제구조개혁을 추진해왔다. 국제수입박람회에는 내수 촉진을 통해 진정한 소비대국으로 거듭나는 동시에 대외 성장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이 박람회에서 향후 15년간 30조 달러 규모의 상품과 10조 달러어치의 서비스를 수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 관세 인하와 통관 간소화, 외국인 투자 확대 추진 등을 제시했다.

시 주석이 작년 첫 행사에 이어 올해도 직접 참석해 대외 메시지를 직접 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국제수입박람회 같은 국가급 행사의 경우 권력 서열 1, 2위인 국가주석과 총리가 한 해씩 번갈아 가면서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시 주석이 올해도 박람회를 찾는다면 이례적인 일이 되는 셈이다.

시 주석이 행사에 참석하면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각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보호무역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교역을 활발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박람회는 11월 5∼11일 상하이 훙차오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기업전에는 150개국, 3700여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작년엔 130개국에서 30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