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대학 커리큘럼에 '공유경제' 추가할 때가 됐다
2019-10-25 05:30
경제․경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처럼 각국에서 공유경제의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은 공유경제의 비중이 2020년에 GDP의 10%에서 2025년에 GDP의 20%로, 5년 동안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2025년까지 공유경제가 연평균 36% 성장하면서 3%대인 전통경제 성장률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유경제 시장은 기존 전통경제 영역을 잠식하면서 연평균 36% 성장해 2025년 335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5년이 되면 전통경제와 공유경제의 비중이 50대50으로 같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최근 통계청이 공유경제가 조사가 가능한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했다며, 공유경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의 공유경제는 성장 속도와 비중 면에서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에 크게 뒤지고 있다. 최근 일부 글로벌 공유경제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부진해지자 공유경제 비관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으로 판단되며, 정책 당국자들과 경영자들은 정책과 기업경영에 반영해야 한다.
글로벌 주요 공유경제 기업 가운데 2010년 설립한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인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부동산 소유주에게서 빌딩을 임대한 뒤 리모델링 후 고객에게 재임대하는 비즈니스로 111개 도시에 진출해 있고, 서울에도 17곳이 들어서 있다. 기업가치로는 약 470억 달러로, 소프트뱅크와 벤치마크 캐피털 등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공유경제가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되어 더불어 사는 삶을 풍족하게 해줄지 기대된다. 공유경제 기업들의 성장이 돋보이고 공유경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 소유경제(전통경제)에서 공유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공유비즈니스, 공유경영으로 비즈니스(사업)와 경영의 패러다임도 많이 변하고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말은 미국의 법학자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2008년에 지은 책 ‘리믹스’에서 나왔다.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정한다. 공유경제는 공유와 경제 두 단어를 조합한 단어인데, 조합의 결과물이 어색하다. 경제학에서 공유하는 자원은 비극을 가져온다는 이론이 있다. 이를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공유지의 비극은 사람들이 이익을 얻으려고 한 행동이 결국 전체 이익을 파괴한다는 이론이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공유지의 비극은 이제 맞지 않는 이론이 되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유경제처럼 기존 경제학이나 경영학 이론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가르치는 대학은 거의 없는 거 같다. 학생들은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 과거의 이론들만 잔뜩 배우고 졸업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의 경제학·경영학 교수들은 혁신해야 한다. 공유경제, 공유경제 산업, 공유경제 기업 등에 대해 경제학·경영학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강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왜 오랜 기간 유니콘기업이 없다가 최근에도 겨우 한두 개에 불과한가? 우리나라는 법적·정치적 제약에 의해 공유경제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규제 개혁을 해야 하며, 정책 결정에 있어서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전통경제 또는 소유경제의 비중은 줄어들고, 공유경제의 비중은 점차 커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잘 읽는 개인과 기업 및 국가는 경쟁력을 갖고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며, 그러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뒤처질 것이다. 정책 책임자, 기업, 개인 등은 공유경제의 비중이 커지는 트렌드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