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오늘 즉위 선언...헌법 관련 발언 내놓을까
2019-10-22 07:51
나루히토 일왕, '평화헌법 지지' 시사할지 주목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22일 각국 정상급 인사를 초청한 자리에서 즉위 사실을 국제사회에 선언하는 행사가 열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 전환하는 개헌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일왕이 헌법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나루히토 일왕은 전후에 태어난 첫 일왕이다.
니혼게이자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 도쿄 소재 일본 왕궁 내 행사시설인 규덴(宮殿)에서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례(卽位禮) 정전(正殿) 의식’이 진행된다.
지난 5월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183개국에서 온 국내외 인사 약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즉위 사실을 선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문하며,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 찰스 영국 왕세자, 로드리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도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올해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 자리에서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재위 기간 각오를 간단히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헌법은 일왕을 정치적 권한이 없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나루히토 일왕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둔 발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전후 최장 재임기록을 쓰고 있는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을 통한 우경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이 평화헌법 지지를 시사할 경우 이번 임시국회를 개헌 논의의 장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아베 총리에게 상당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새 연호 발표부터 시작해 일왕 교체를 정권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했고, 이후 '새 나라'를 강조하면서 평화헌법 개정을 부추기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집단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내걸었지만, 일본을 국제 분쟁이나 타국의 전쟁에 휘말리게 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