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슈人] 송언석, 중견건설사 '벌떼 입찰·편법 승계' 지적…"전수조사 실시해야"

2019-10-21 16:42
호반건설, 토지 매입 통한 분양 수익 2조원 달해
장남·차남 일감몰아주기 지적…"편법적 우회 증여"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중견건설사들의 ‘벌떼 입찰’과 ‘편법 승계’ 의혹을 집중 비판했다.

송 의원은 지난 2일 국감에서 “호반건설을 보면 소위 벌떼 입찰이라 불리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자회사를 동원해서 (수주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분양한 총 437개 택지 중 호반건설은 44필지(9.3%) 분양을 맡았다. 이는 중흥건설(47필지, 11.7%)에 이어 전체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낙찰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른바 ‘벌떼 입찰’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벌떼 입찰은 시공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입찰에 참여한 뒤 이후 고분양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같은 공공택지 공급방식은 공공택지 조성 목적과 부합하지 않고 건설사들의 불법 거래만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토지 매입을 통한 분양 수익으로 2조1713억원(수익률 26%)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건설은 31개 단지를 분양해 공급원가 6조1606억원, 분양매출 8조33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추첨으로 당첨된 필지 외에 10개 필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전매로 취득해 이 중 9개를 분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4500억원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배불리기라는 비판을 받는 공공택지 매각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택지 매입자 시공자 불일치 시 택지 환수 △토지임대건물분양주택 공급 등이 거론된다.

특히 송 의원은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 차남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지적했다.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7900억, 4700억가량의 일감을 몰아주고 편법적인 우회 상속·증여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공공택지 사업의 경우 집 없는 사람에게 혜택을 나눠주기 위해 하는 것인데 특정 몇 개 업체가 싹쓸이하고, 내부자거래를 통해 자녀들에게 증여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편법적으로 증여 내지 상속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라며 “이익과 수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지적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벌떼 입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마련하고 있다”며 “주택건설 요건을 현재 300세대에서 700세대로 올리고 건설회사의 신용평가 등급을 요구하는 등 제도 개선을 연말까지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편법 전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공급가 이하로 전매할 경우 시행자에게 우선 매입하는 환매 제도를 두려고 한다”며 “연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